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는 28일 당 지도부가 현행 당헌·당규대로 당 대선 후보 경선 일정을 확정한 것과 관련, "이런 상황이라면 경선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거듭 밝혔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 "대통령 선거에 당의 후보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후보자의 한 사람으로 참여하는 것은 소중한 기회이다. 저도 웬만하면 경선에 참여하고 싶지만 경선 논의기구 자체를 만들지 못하겠다는 발상이 이해가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대표는 당 지도부가 경선 일정을 확정한데 대해 "박근혜 전 대표의 의사가 반영이 된 것 아니냐는 짐작을 한다"며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이 다 됐는데 왜 이렇게 성가시게 하느냐'고 생각한다면 참 걱정"이라고 박 전 대표와 당 지도부를 향해 거듭 각을 세웠다.
이어 당 지도부가 당내 경선 후보 등록 전 내달 9일까지 경선 룰 논의의 여지를 남긴데 대해서도 "황우여 대표의 말은 진실성이 없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다만 정 전 대표는 당 대선 후보 경선에 불참하게 될 경우 탈당 후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여러가지 생각이 들고 기분도 좋지 않지만, 탈당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본선에서 박 전 대표를 도울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박 전 대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산에 관해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이 경제 발전을 이룬 것도 사실이지만, 군사 독재를 한 것도 사실이다. 이런 공과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정확하게 말해야 판단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전 대표는 본인이 당 대표 재임시절이던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지 않은 것을 지적하며 "당 대표를 지낸 분들은 당연히 당내 선거를 도와야 함에도 당시 박 전 대표가 어떤 처신을 한지 잘 알지 않나"고 덧붙였다.
한편 정 전 대표는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를 비공개로 의결한 데 대해서는 "충격적이고 실망스러운 일이다. 가능한 협정을 취소해야 한다"며 "한미 동맹 자체도 위협 받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