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31일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원내대표는 그간 3차례에 걸친 검찰의 소환조사 요구에 불응했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 원내대표가 검찰에 출두하기 위해 2시 23분 국회에서 떠났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이 박 원내대표로부터 전달받았다는 본인의 메시지에 따르면, 박 원내대표는 "검찰 출석과 관련해 당의 입장도 완강하고 저 자신도 있지도 않은 사실에 대해 조사를 받는 것이 억울하지만, 당과 여야 동료 의원들에게 부담을 드리기 싫고 시급한 민생현안 처리를 위해 8월 민생국회가 필요한데 제 문제로 인해 실종시킬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 내곡동 사저 특검 등 여야의 19대 국회 개원 합의사항도 지켜져야 하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차질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또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 청구에 대한 국회의 동의 요구가 있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검찰에 출석해 저의 입장과 결백을 설명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주변과 상의 없이 본인 스스로 이같은 뜻을 정한 후 이날 오후 검찰에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뒤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대변인은 박 원내대표가 유재만 변호사만 대동하고 떠났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당내 율사 출신인 박범계 이춘석 송호창 김관영 의원과 검찰 출신인 김학재 전 의원 등이 함께 했다. 우 대변인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박 원내대표의 갑작스런 자진 출두 배경에 대해 "'불체포특권 뒤에 숨어서 비겁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있고, 국민들 사이에서 당당하면 가서 조사를 받으라는 얘기도 있어 그런 것이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큰 부담이 된 것"이라며 "(검찰이) 당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부담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제 의원총회 후 의원들에게 '참 고맙다'고 하더라. 그런게 (자진 출두 결심에) 더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동료 의원들이) 이렇게 마음을 다해서 지켜주려고 하는데 내가 당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졌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의 자진 출두에 따라, 검찰이 국회에 제출한 체포동의안 처리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민주당이 구상했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전략 등 여야 간 전운이 감돌던 상황도 일단 숨을 돌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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