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살기가 어렵고 힘든 탓인지 사회 구석구석에는 불신과 갈등이 늘 함께한다. 도대체 정부를 믿을 수가 없고, 정치인을 믿을 수 없으며 경제도 신의를 잃고 있다고 한다. 결국 사람을 믿을 수 없는 사회가 되어 터지는 뉴스마다 사기 사건과 고발사건이다. 그래서 인간사회를 믿지 못해서 종교를 갖고 신앙심으로 살기를 원했지만 그 곳도 역시 마찬가지라 한다.
그러면 무엇을 믿고, 누구를 믿어야 하는 지에 대한 대답은 없고 서로를 불신하는 경향만 늘고 있다. 사람은 결코 혼자 살 수 없다. 첫째는 가족이요, 그 다음은 친구, 동료 나아가서 사회와 국가가 있다.
조그마한 가시가 몸에 통증을 주듯이 사소한 일로 큰사고가 일어나고, 점차 갈등이 사회를 멍들게 하고 있다. 말이 갈등이 되고 사고의 불씨가 된다. 정부나 사회단체 또는 정치인들 사이에 국민통합이니 사회통합이니 하면서도 사회 구성원 간에 공존을 위한 노력이 아직도 부족한 것 같다. 한국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공존(共存)이 선진화를 위한 필수적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사이에 인식도 부족하고 구호에만 그치고 있다. 공존은 함께 존재하며 함께 도우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사상적으로 차이가 생겨서 보수정권·진보정권 하면서 이분법적 사고에 의해서 국민분열이 생기게 된 것이다.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들의 차이, 수구과 개혁으로 사회가 편가르기 식으로 분열의 조짐도 한때 크게 작용했다. 아주 친한 사이라고 잠시 조그마한 생각의 차이로 패가 갈리고 서로 경원시하는 불편한 관계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철학자 키케로가 말하기를 “병든 신체보다도 처리하기가 더욱 곤란하다”는 것이다. 위대한 사상은 너무 위대하기 때문에 작은 항아리에서는 넘쳐흘러 버린다. 넘쳐 버리는 것과 같은 사상은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이 세간에 없을 때 그것은 무용한 것으로 버림을 받지만 사라져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항상 때의 흐름에 거슬러서 초연히 남아있는 사상이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이러한 이념적 사상으로 인하여 가까우면서도 서로 적대시하는 껄끄러운 관계를 참 많이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 속에서 툭하면 상생하며 공존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 강조하지만 강조하는 그들이 문제지 하부 조직에는 아무런 탈이 없는 현실이다.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고 생각의 차이라 여기면서 서로 친화의 관계는 유지되고 있다.
바로 이야기하면 위정자들의 이념에 대한 판단도 같고 목적도 같으면서 도 ‘당’이라는 테두리에서 작용되는 갈등으로 공존이 무너지고 있는 형편이다. 만나면 악수하고 포즈를 취하지만 결정적 판가름을 앞두고는 아옹다옹이 티격태격이 되고 좌충우돌이 되어 서로 분을 삼키지 목하고 견원지간이 된다.
손경호 논설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