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팀을 구성하여 2002년부터 시작한 길거리 공연을 펼쳐온 노래하는좋은사람들의 공연이 벌써 529회를 맞았다. 11년째 진행되어온 거리공연의 모금액은 1억 30만원으로 44명의 난치병 아동에게 전달했다.
공무원, 학원장, 병원직원, 자영업, 교사, 택배업 등 그저 평범한 8명의 직장인들로 구성된 노래하는좋은사람들은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가 거침없는 각박한 세상에서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로 지역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봉사단체이다.
혜진이는 5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오타반점이라는 난치성 질환 때문에 2년 넘도록 수술이 필요했지만 가장인 엄마는 세차장, 파출부로 끼니조차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어서 세식구인 모자가정에서는 엄두도 못낼 상황이었고, 이러한 사연을 접한 11년전 권성호(시청 주민복지과)회장은 아직도 그날의 상황들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영하의 날씨와 폭염이 찌는 무더위 속에서도 고물상에서 수집한 중고 장비를 설치해 놓고 잘 부르지도 못한 노래를 들려드렸지요”!“사실 지나가던 행인들은 음악소리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우리의 모습이 너무 불쌍하고 초라해 보였을 겁니다.”하지만 공연이 시작된지 4시간후 모금함을 열어보곤 깜짝놀랐죠“!”첫 공연 모금액이 자그마치 160만원을 넘었습니다.“! ”멤버들은 어안이 벙벙해했고 큰 용기와 힘을 얻은 느낌이었죠”!이렇게 시작한 공연은 월2회로 이어졌으며 혜진이는 2년동안 17차례의 수술끝에 그토록 괴롭혔던 오타반점은 완치될 수 있었습니다“.
“2004년 혜진이 질병 완치이후 난치병 아동을 도와 달라는 요청이 여기저기서 쇄도하여 공연은 지속될 수밖에 없었답니다”.“필요한 곳이라면 마다않고 울진,경주,마산,부산,제주도,강원도 등지를 돌아다녔지요”
“홍보물 만들고 공연장비 챙기며 하루 4시간 이상을 노래하였습니다” “공연장에는 고사리 손을 이끌고 모금하는 천사같은 아이들을 만날 수 있으며 가족,장애인,다문화 가정,할아버지,외국인 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많은 분들과 눈과 마음으로 대화 합니다”. “비록 천원,이천원이 모여 이렇게 1억원이 넘었다는 건 정말 기적같은 일”이라며 지난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는 동안 아직도 실감나지 않은 듯 공연을 통하여 만난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권회장은 소감을 전했다.
사실 난치성 질환은 치료가 더딜뿐더러 평생치료를 요하는 질환도 많기 때문에 주말을 이용한 봉사가 대상자 가족에게 큰 힘이 못되는 같아 너무 안타깝고 죄송스런 마음이 많아 공연에 임하는 태도는 늘 허전하면서 아쉬움까지 교차한다고 한다.
4시간에 걸친 공연을 통한 모금액은 공동모금회와 사회복지재단을 통하여 그 다음날 전액 지정기탁되어 난치병 아동의 수술비 계좌로 입금처리된다.
이렇게 오랜 세월 한결같은 마음으로 멤버들과 문제없이 팀을 이끌고 있는 힘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권성호 회장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왜 변한게 없었겠습니까?”하지만 크게 언성을 높이거나 다툰적 한번 없이 팀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아무래도 멤버들 각자 자기가 좋아서 하는일이기 때문일겁니다“. 라며 이제는 생활이 되었다고 부연 설명하였다.
오타반점을 비롯하여 안구망막, 항문결여, 헌트증후군, 백혈병, 골육종, 미숙아, 폐혈증, 소아암, 안구진탕, 폐결여, 악성부신암, 베그너육아종증, 화염상모반 등 낯선 이름의 희귀질환 때문에 고통받는 아동이 너무 많다며 가족들과 본인의 고통을 생각하면 누가되던지 도움을 드릴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한다.
팀을 이끌고 있는 권성호씨는 시청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공무원이며 함께 보컬을 담당하는 박현남(식당운영), 정기대(개인택배)씨, 기타를 담당하는 김호철(기타학원운영) 베이스 박준현(S병원근무)씨, 그리고 음향장비를 담당하는 김종호(자영업)씨와 베이스기타 노영혁(교사)씨 마지막으로 홍일점인 장진홍(프리랜스)씨 등 8명은 각자 다른 환경에서 근무하지만 공연 일정이 잡히면 관객과 하나되는 상상을 하면서 손꼽아 기다린다고 한다.
아픈 아이들이 하루빨리 쾌유할수 있었으면 좋겠고 전국을 공연하면서 평소 생각만 있고 실천하지 못하신 분들을 위한 기회를 드릴수 있는 계기를 계속 만들고 싶다며 바램이 있다면 이제 중학교 2학년인 큰 아이가 기타,드럼,건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대를 이어 봉사할 줄 아는 현명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수줍음을 표시했다.
10년 넘도록 처음처럼 순수한 열정으로 어려운 가정의 빛과 소금역할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데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있는 이들의 노래소리는 22일 오후 5시 자명리 좋은사람들 야외 공연장에서 찾아오는 가을과 함께 볼 수 있다.
박삼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