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야권 후보로 급부상하고 본인도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 본격적으로 정치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안철수연구소(현 안랩) 대표로 벤처 1세대 신화의 주인공인 안 원장은 그 이전에도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으로부터 지속적인 '러브콜'을 받아 왔다. 안 원장은 그때마다 정치권 입문을 고사해왔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 현실정치에 참여할 기회가 꾸준히 있었음에도 한 사람이 현실을 바꿀 수 없다는 패배의식 때문에 참여를 하지 않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무소속 출마 요구가 거세지자 그는 지난해 9월 2일 "서울시장이라는 자리가 현실을 크게 바꿀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정치 참여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하지만 당시 출마 의지를 보다 강하게 드러낸 박원순 후보와 정치적 담판을 벌인 끝에 같은 해 9월 6일 전격적으로 후보를 양보하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때부터 벌써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이 대선을 목표로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후 안 원장에 대해선 제3지대 정당 창당 가능성, 총선 출마설, 민주통합당 입당설 등 다양한 가능성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안 원장은 예상과 달리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잠행을 거듭했다. 정치참여의 뜻을 밝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안 원장은 기성정치에 불만을 품은 국민들의 높은 기대치를 바탕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대선주자 반열에 오른뒤 단숨에 범야권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 당선의 1등 공신이 되면서 정치적 파괴력을 입증했고 이후 범야권의 선두주자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일대일 대결에서 엎치락 뒤치락 하는 수준이 된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자신의 사재 절반에 해당하는 안랩 주식 100만주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후 올해 2월에는 출연한 사재를 바탕으로 안철수재단 설립을 발표했다.
이후 안 원장은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도 고공 지지율을 유지했다. 정치 참여와 대선 출마 여부를 밝혀달라는 요구가 잇따랐지만 안 원장은 대학 특강 등을 통해 자신의 구상을 일부만 공개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