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문재인 민주통합당·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등 이른바 '빅3' 후보들은 대선을 두 달 앞두고 향후 전략 마련에 부심하며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사실상 17대 대선 후부터 '대세론'을 이어 온 박근혜 후보는 최근 야권 주자들과의 혼전으로 위기감이 높아진 상태다. 문재인·안철수 후보 측은 단일화에 성공하면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우선 대선 승리의 전제 조건인 단일화에 대한 동상이몽의 벽에 막혀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세론' 금간 박근혜, 플러스 알파를 잡아라 역사문제 논란과 측근 비리 의혹, 당 내홍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며 지지율 답보 상태를 보여 온 박근혜 후보에게는 남은 두 달 동안 지지층의 '플러스 알파'를 끌어내는 것이 과제다. 박 후보 측은 일단 전통적인 고정 지지층 40%에 더해 취약 층인 수도권과 20~40대 젊은 유권자의 표심을 끌어 올 전략을 정비하고 있다. 하지만 박 후보를 둘러싼 여건은 그리 녹록지 않다. 정수장학회 문제가 다시 전면으로 떠오르면서 박 후보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 본인과 일체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해 오다가 당내에서도 '실기'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지난 17일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언급하면서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시작 될 경우 대선 국면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점도 남은 두 달 동안 박 후보를 고민스럽게 하는 대목이다. 박 후보 측에서는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돼 3자 구도 형성 내지는 야권 지지층의 이탈을 유발하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 국면에서 야권 후보의 단일화는 대선 가도에서 가장 파급력이 큰 사안임은 틀림없다. 이에 따라 박 후보 측은 야권 단일화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준비된 대통령'임을 강조하며 야권 후보와의 차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민대통합 행보와 '창조경제'정책발표를 시작으로 당 대선 공약기구인 국민행복추진위에서 개발한 공약 제시를 이어가면서 정책 선점 경쟁에 나서는 동시에 경제민주화에 대한 구체화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2040세대 표심을 잡을 정책 제시와 함께 지역 방문 때 대학생들과의 간담회를 통한 젊은 층과의 스킨십 행보도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박 후보 측 이정현 공보단장은 "지금부터는 국민들이 실질적인 대통령의 자질과 능력을 선별하는 단계에 접어든다"면서 "타 후보들이 몇 달 후보였다면 박 후보는 15년간 제대로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대통령의 자질과 능력에 대한 차별점을 부각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열 갖춘 문재인, 남은 과제는 '단일화'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후 지지율을 크게 끌어올린 문재인 후보의 다음 과제는 야권 단일화다. 당내 경선 기간에서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 온 문 후보인 만큼 추세로만 보면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박근혜·안철수 후보의 턱밑까지 쫓아갔지만 아직 '2%' 부족한 상황이다. 문 후보 진영에서는 단일화에 성공하면 박근혜 후보를 꺾을 마지막 단추를 채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일단 당 차원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캠프 구성과 자금 조달 등 전열의 기본 정비는 대체로 마친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 세부 정책과 공약이 남아있지만 내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체로 준비를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다음 과제인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안 후보가 단일화 논의에 아직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어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10월 말에서 11월 초에는 논의가 시작돼야 대선 후보 등록일(11월25일) 전에 단일화를 마칠 수 있다고 보고 단일화 방안 등에 대한 다양한 검토 작업을 내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문 후보 캠프의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국민이 납득하는 방식으로 단일화가 이뤄지기 위해선 시간이 많지 않다"며 "조심스럽지만 국민의 열망이 단일화에 모아지고 있는 만큼 이를 무시할 수 있는 후보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지금 진행하고 있는 '다섯 개의 문' 목표를 바탕으로 한 정책 행보를 계속 이어가는 한편 안 후보가 단일화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내건 정치 쇄신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 명분 쌓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문 후보는 내주부터 정치 쇄신과 관련한 시민들과의 대화 자리를 마련해 정치 쇄신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를 직접 묻기로 했다. 또 재야 원로모임과 시민사회단체 등 정치권 바깥의 단일화 논의 촉구 움직임을 계속 유도하면서 안 후보를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진선미 대변인은 "문 후보의 진성성과 조정 능력 등 누구나 인정하는 장점이 국민들에게 많이 전달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꿋꿋하게 후보가 진정성을 갖고 움직이면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난 한 달 '성공적' 자평…단일화 논의 피하며 지지세 공고화에 집중할 듯 안철수 후보는 오는 19일이면 출마선언 한 달째를 맞이하게 된다. 안 후보 캠프에서는 대선 출마선언 한 달을 맞아 지난 기간 유세 전략의 효과를 검토하고 다음 전략 세우기에 부심하고 있다. 안 후보 측은 일단 지난 한 달간의 활동에 대해 나름대로 성공적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형체가 없던 '안철수 현상'이 지지층이 견고해지는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 우선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윤태곤 상황팀장은 "일정 수준 이하로 지지율이 내려가지 않는 하방경직성이 강화되고 있다"며 "나름대로 굳건한 지지층이 생기고 있다는 의미"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캠프 실무진의 경험 미숙으로 인한 오류가 종종 나타나고 있지만 예측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안 후보 캠프는 우선 지금의 전략을 그대로 이어가며 원래 계획한 일정을 고수하겠다는 계산이다.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에 대해서도 자체 경쟁력을 강화할 때까지 가급적 언급을 하지 않는 방침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지지층 공고화가 우선이라는 얘기다. 정연순 대변인은 향후 전략에 대해 "지금까지 해온 대로 진심을 다해서 하겠다'며 "후보의 공약을 집중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 하에 공약집 발표가 예정된 11월 10일까지 정책 행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달 말 1차 전국투어를 마친다. 이후 상황에 따라 단일화 논의가 급진전될 여지도 있어 안 후보 측으로서는 여기에도 대비하는 전략 마련도 서두르고 있다. 국민펀드 개설 등 자금조달 문제에 대해 정 대변인은 "후원회가 가동 중인 상황이어서 너무 서두르지는 않고 있지만, 펀드를 할 경우의 상황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18일 세종대 강연에서 "65일 남은 선거과정이 짧다면 짧지만 어떤 분은 우리나라에서 60일이면 조선왕조 사건이 다 생긴다고 한다"고 여유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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