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에서 정책대결과 후보들에 대한 제대로된 검증은 거의 부각되지 않고 주로 과거사를 둘러싼 공방만이 난무하고 있다. 5년 뒤,10년 뒤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각 후보 마다 자신의 국정운영 철학과 정책이 무엇인지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이 정도(正道)다. 그렇지만 지금 대선정국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발언 의혹,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와 관련된 정수장학회 논란 등 5년 전, 50년 전 과거사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2002년, 2007년 대선 때는 행정수도 이전과 대운하, 개헌과 같은 굵직한 어젠다들이 나와 이를 두고 여야 대선 후보 진영이 치열하게 논쟁을 벌였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정책에 있어서도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모두가 복지국가를 말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에 대해선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고 각 후보별로 창조, 공정, 혁신경제를 내세우며 경제민주화를 한 목소리로 외치면서도 그 내용에 대한 본격적인 토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근혜-문재인 후보는 정수장학회와 NLL을 두고 과거사 공방에 매몰돼 있는 반면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야권후보단일화를 염두에 둔 주도권 잡기에 몰두하면서 현실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정치쇄신' 방안을 놓고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렇다 보니 이번 대선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은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할지에 대한 근거를 제공받기 보다는 대선과정이 진행될수록 모호함만 가중되는 양상에 그야말로 헷갈리고 있다. 대선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정치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지금의 대선판은 정책 어젠다는 실종되고 후보들이 정쟁에 올인하는 반(反) 미래지향적 선거로 흐르고 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4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네거티브 선거 자체가 필요없다고 얘기할 수 없지만 정책을 발표하고 국정운영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에 더해 하나의 전략적인 차원에서 이뤄져야지 지금은 오로지 네거티브 캠페인에만 치중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가운영에 관한 후보의 어젠다가 보이지 않는다"며 "안 후보의 경우 정치쇄신을 얘기하고 문 후보는 차별을 해소하겠다고 말하지만 너무나 추상적이고, 간접적으로 서로 간에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가 달라 보이기는 하지만 대통령이 되어서 핵심적으로 뭘 하겠다는 경쟁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발언 의혹 논란도 노무현 정부 때 있었던 일이고 사실이라면 문 후보가 책임이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문 후보 본인이 지키겠다고 했는데 개인의 책임으로 몰아가는 것도 모호하다"고 말했다. 정수장학회 문제와 관련해서도 "대통령 후보로서 과거사 인식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실상 박 후보에게 법적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아버지 시대의 일이고 미래에 대한 평가하고는 거리가 있다. 두가지 공방 모두 미래지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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