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중소 조선업계에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는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 나왔다.
31일 한국투자증권은 '중소 조선업계 구조조정 임박'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491개 조선소 중 174개만이 올해 수주에 성공했다"며 "국내 조선업계도 경쟁력을 갖춘 업체를 중심으로 산업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박민 연구원은 "9월 말 기준 글로벌 선박 발주 척수는 763척으로 2000년대 들어 1~9월 기준으로 최저 수준"이라며 "이는 지난 2007~2008년 상선시장이 호황일 때 단행한 설비 확장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생산 능력은 늘어났지만 수주가 부진하다보니 고정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중소 조선사들이 연쇄 부도 위기에 몰렸다는 것이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가까운 중국과 일본도 사정이 마찬가지"라며 "중국은 국영 조선사들을 중심으로 통폐합을 모색하고 있지만 대형 조선사들도 설비과잉 문제가 대두되면서 쉽지 않은 상황이고 일본은 대형 조선사들이 앞장서서 설비 감축을 단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조선업계에 대해서는 "뚜렷한 지원 방안이 없어 국내 중소 조선사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며 "대형 조선업체들은 생산저장설비 및 드릴십 등 해양플랜트 등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상선 위주의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사들은 수주 가뭄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때 수주잔고 기준 세계 100대 조선소에 포함되었었던 삼호조선이 지난 2월에 파산 선고한 데 이어 신아sb와 21세기조선도 워크아웃이 종료되는 올 연말에는 특단의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회생이 불투명한 실정"이라며 "상선 시장이 다시 호황기로 접어들기 전까지 경쟁력 있는 조선사 위주의 통폐합과 설비 감축 노력 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