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측은 1일 두 후보의 단일화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안 후보 측이 단일화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선호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면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포문은 안 후보 측이 먼저 열었다.
안 후보 캠프의 김성식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브리핑을 통해 "요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의 역선택이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며 "언론에서 역선택이 작용하고 있는 부분을 판단해 보도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그런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안 후보가 본선에서 가장 두려운 후보라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의 대결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고 판단, 의도적으로 문 후보를 지지한다는 답을 해 야권단일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안 후보 캠프와 정치권에서 이 같은 관측이 있어왔으나 "여론조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던 안 후보 측이 공식적으로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안 후보측이 본격적인 단일화 국면을 앞두고 전방위적인 선전전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조선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달 2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안 후보가 47.8%의 지지를 얻어 41.8%에 그친 문 후보에 앞섰다.(전국 성인남녀 1000명 대상, 집전화·휴대전화 RDD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박 후보 지지층을 배제하지 않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에 비해 차이가 더 많은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여론조사 방식으로 단일화가 진행될 경우 안 후보 측은 박 후보·새누리당 지지층을 배제한 유권자를, 문 후보측은 전체 유권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문 후보 선대위의 진성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영등포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안 후보 측 인사들이 문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니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역선택 운운하는 발언을 하는데 이런 예의 없는 언사에 참으로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자중해 달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 측 김 본부장의 발언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진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날 오후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안 후보와의 대결에서 자신감을 강조했다.
진 대변인은 문화일보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 "주목해야 될 부분은 3자대결에서 호남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모두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라며 "그 동안 호남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이 잘 안 나와 속을 태웠는데 마침내 역전했다"고 주장했다.
문화일보 조사에서 문 후보는 박·안 후보와의 3자 대결 시 호남에서 44.1%로, 안 후보(36.1%)를 8% 포인트 앞섰다. 호남 지역에서의 양자간 후보단일화 지지도 조사에서도 문 후보는 48.7%, 안 후보는 40.7%를 기록했다. 전국 단위 3자대결에서는 박 후보 42.3%, 안 후보 24.5%, 문 후보 22.6%였는데, 9월 조사에 비해서는 안 후보와 문 후보의 격차가 줄었다.(유권자 1000명 대상 유·무선전화 임의걸기(RDD)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진 대변인은 "문 후보의 기득권 내려놓기, 정치쇄신의 의지에 대한 진심이 이제 호남 유권자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야권 단일후보 지지도에서도 호남에서 문 후보가 확고하게 앞서고 있고 이번 주가 지나면 3자대결에서도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앞지를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진 대변인은 이어 "안 후보 측 말씀대로 정권을 넘겨주고 시대가 거꾸로 가는 것은 막아야만 한다면 지금이라도 후보 단일화 논의에 아니, 양측의 비전과 정책의 공유를 위한 논의에라도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