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교육비 시장이 20조를 넘어서고 대학은 경제적 준비가 이뤄지지 않으면 진학하기 어려운데다 반값등록금이 대선공략으로 등장했으나 지켜지지 않는 등 이렇듯 일반 서민들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교육비문제는 이제 점점 그 대안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 가정에서는 소득의 대부분을 사교육비와 등록금에 사용하고 대학생들은 학업대신 학비를 벌기위해 많은 시간을 소요하고 있으며, 예전처럼 누구나 마음먹으면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이제는 부의 척도가 성적순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이에 경주시는 지역학생들의 고충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재능이 우수한 인재를 발굴해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희망동력으로 양성하기 위해 방폐장특별회계에서 100억 원을 출연, 경주시장학회를 설립했다.
아울러 지역인재 육성을 공동의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하고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과 기관들이 자발적 참여를 통해 미래 국가의 리더로 경주인들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야 한다.
지난해 3월말 동천동에 사무실을 열고 200억 원의 모금을 목표로 본격 활동하고 있는 경주시장학회 오해보 이사장을 만나 그간의 장학사업에 관해 알아본다.
장학금 마련을 위한 홍보 쉽지 않고 오히려 장학회 이사들은 친구만나기가 불편하게 돼
▲장학회의 운영과 관련해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운영을 위해서는 후원자와 기금마련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홍보지 제작과 배부를 비롯해 언론을 통한 호소, 전국 각지에 있는 향우회 방문 등 다각도로 방법을 찾아 노력하고 있다. 특히 기업체와 출향인들에게 개별서한문을 작성, 송부함으로써 지역 인재 양성에 관심을 보여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학금 마련을 위한 홍보가 쉽지 않고 오히려 장학회 이사들은 친구만나기가 불편한 진실이 되었다. 홍보를 위해 약속을 하고 방문했으나 자리를 비우고 피하는 사례도 더러 있어 일일이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도 많이 있다. 또 시청 및 읍면동 사무소 민원실에 장학후원금 접수처 표지판을 제작, 배부하고 창구개설도 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3년 10월, 임기까지 목표액 100억 원 가운데 절반은 꼭 달성해 장학회의 기초를 다지고 싶어
▲최근까지 후원현황과 임기동안 중점 추진 사항에 대해서.
장학회 설립이후 경주시와 경주시의회가 마련해준 100억 원에서 발생하는 은행이자를 통해 지금까지 매년 3억5백만 원의 장학금을 중,고,대학생에게 지급했다. 향후 100억 원의 성금을 추가해 장학금 수혜자를 늘리고, 어려운 가정환경에 처해 있는 학생들에게는 용기와 학업에 대한 열정을 심어주고자 한다.
개인별 모임이나 단체들을 설득해 나가고 있으며, 점점 참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더욱이 장학금은 의무적인 게 아니기 때문에 마음이 열려야 지갑이 열리고 모두가 동참하는 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2013년 10월, 임기까지 목표액 100억 원 가운데 절반은 꼭 달성해 장학회의 기초를 다지고 싶다.
경주시 환경미화원 지난해부터 매년 50만원을 후원하고 있는 모습은 깊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
▲기억에 남는 후원인이나 단체가 있다면.
지난번 신라문화제와 병행한 떡과 술잔치에서 수익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희사한 새마을부녀회와 중학교 입학할 때 쓰려고 모아둔 돼지저금통을 들고 온 초등학생, 익명을 요구하며 1천만 원을 들고 와 슬그머니 내밀던 후원인, 그리고 경주시 환경미화원이 지난해부터 매년 50만원을 후원하고 있는 모습 등은 깊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것 같다.
한수원, 방폐공단, 월성원자력본부 등 경주시민과 지역기반을 토대로 성장 발전하고 있는 업체 동참 기대
▲최근 장학회 기금 관련 여론조성과 후원이 부진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사회 회의를 거쳐 홍보는 충분히 했다고 판단을 내렸으나 실지 후원금에는 턱없이 못미친다는 지적을 받았다. 물론 더 많은 노력이 뒤따라야겠지만 인근 시와 군의 사례를 들어보면 5년 이상 세월이 흘러야 마음의 문을 연다는 위로의 말도 들려온다.
이웃 포항시는 포스코가 100억 원을 선뜻 기부하면서 연관 기업들도 앞다투어 수억원씩 쾌척함으로써 목표액 300억 원을 달성했다한다. 또 전체 군민들이 나서서 장학회를 후원하는 지역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경주는 기업하는 사람들이 좀 더 관심을 보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와 외동`천북`건천 등 산업단지에 있는 기업체들을 비롯해 호텔, 골프장, 황남빵, 한수원, 방폐공단, 월성원자력본부 등 경주시민과 지역기반을 토대로 성장, 발전하고 있는 업체들은 기회가 된다면 모두 동참할 테고 저희 또한 기대를 하고 있다. 예로부터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이어오고 있는 경주의 기업인과 출향인들이 이제는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경주시 일부부서는 아직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
▲장학회와 경주시와의 유기적 관계는.
경주시의 연관 국과 실, 과 등에서는 적극 지원과 협조가 있으나, 일부에서는 아직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재산세 납부액이 많은 경우 순위가 밀려나는 경우 많아
▲장학생 선발과정에 엘리트학생들이 평가에서 밀려난다는 것에 대해...
국내 대학의 구조상 국공립과 사립, 중앙과 지방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는 성적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만 실지 장학생 선발과정에서 학교에 대한 차별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아울러 학점과 재산세과세금액, 다자녀가구, 경주시 거주기간 등을 배점기준표로 만들어 심사를 하고 있으며, 특히 재산세 납부액이 많은 경우 거의 순위가 밀려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번 심사에서도 평점 4.47학점을 받은 학생이 재산세가 많다는 이유로 장학생이 되지 못한 사례가 있다.
*오해보 이사장은? 성주군수와 경상북도 보건환경국장, 경주시 부시장 등 공직생활을 거쳐 경주문화원장을 역임했다. 부인 설영희 여사와의 사이에 1남1녀가 있으며, 종교는 카톨릭이다. 한국서화작가협회 초대작가 및 홍보분과위원이자 서가협회 경상북도지회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
이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