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가 5일 '신뢰외교와 새로운 한반도'를 주제로 발표한 외교·안보·통일 분야 정책공약은 북한의 도발 위협 등에 맞설 안보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상호 신뢰 회복을 통해 남북관계를 정상화시키는데 그 방점이 찍혀 있다. "북한에 끌려 다니는 유약한 평화가 아니라, 튼튼한 안보 기초 위에 남북관계를 정상화함으로써 지속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고 남북한 간의 경제협력, 나아가 통일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을 열겠다는 생각이다. 또 이를 바탕으로 동아시아 역내의 협력과 공동발전을 이루겠다는 게 박 후보의 구상이다. 이에 박 후보는 △지속가능한 평화 △신뢰 받는 외교 △행복한 통일의 3대 기조를 바탕으로 △주권과 안보 확실히 지키기 △억지를 바탕으로 협상 다각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한 남북관계 정상화 △작은 통일에서 큰 통일 지향 △동아시아 평화와 유라시아 협력 촉진 △경제외교 업그레이드와 신성장 동력 발굴 △'매력한국' 건설을 위한 '국민외교시대' 개막 등 7대 정책과제를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실' 설치 등 튼튼한 안보 구축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정책발표 회견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주권이 훼손되는 상황에선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 수 없다"며 "제2의 천안함·연평도 사태 등 우리 장병들이 목숨을 바쳐 지켜온 북방한계선(NLL)에 대한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확고한 안보태세 확립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박 후보는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 위한 한미동맹 등 포괄적 방위역량 강화와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차질 없는 준비, 그리고 △외교·안보·통일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컨트롤 타워(가칭 '국가안보실') 구축을 약속했다. 박 후보는 특히 "과거엔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 기능이 약화됐다. 특히 천안함·연평도 사태 등 안보위기 상황에서 관련 부처 간 입장 차가 노출됐었다"면서 "안보정책 추진은 우리 생존이 걸려 있기 때문에 그런 혼선이 있어선 안 된다"고 '국가안보실'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후보의 외교·안보·통일 분야 정책공약을 총괄한 윤병세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외교통일추진단장은 "청와대 내에 외교·안보 분야 총괄 부서를 설치함으로써 북한의 도발 등 한반도 위기상황 발생시 그 대응은 물론, 동북아시아 전반의 위기상황에 대해서도 범정부 차원의 중장기적인 대응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또 북한 핵 문제 해결방안과 관련해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무력화할 수 있는 억지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간 실질적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미동맹 등 포괄적 방위역량을 강화해 자체적인 북핵 억지력을 강화하는 한편, 6자 회담 재가동과 한·미·중 3자 전략대화, 유엔(UN) 및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와의 공조 강화를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한반도 비핵화는 우리가 분명하고도 철저하게 지켜나갈 기조"라고 말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 등 신뢰 구축 방안 마련 박 후보는 이처럼 대북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남북한 간의 대화 필요성도 함께 역설했다. 박 후보는 "신뢰가 있어야 한반도 갈등을 근원적으로 풀 수 있다"며 "정치·군사적 신뢰구축과 사회·경제적 교류협력의 상호보완적 발전을 통해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한반도 평화를 굳건히 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핵 폐기가 선행돼야 남북 간 대화·협력이 가능하다'던 현 정부의 입장에 비춰볼 때 대화 쪽에 좀 더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서해 연평도 포격 도발에 따른 지난 2010년 5·24 대북 제재조치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차기 정부에선 어떻게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윤 단장은 "이번 정책공약의 큰 틀은 한 손엔 튼튼한 안보, 다른 한 손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들겠다는 것"이라며 "안보는 어느 때보다 튼튼하게, 또 대화도 어느 때보다 유연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란 박 후보가 제시한 대북정책 비전으로서 △남북한, 그리고 북한과 국제사회 간의 합의사항 존중과 △대북 인도적 지원 및 호혜적 교류사업의 지속적인 실시를 통해 상호 신뢰가 구축되면, 이를 바탕으로 북한에 대한 대규모 경제협력과 인프라 개선 등에 착수해 궁극적으로 한반도 경제 공동체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북한이 원하는 대로 해서 평화가 유지되고 통일이 된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할 수 있겠지만, 그건 국민이 원하는 통일도, 제대로 된 통일도 아니다"며 "큰 틀에서 남북 간의 신뢰를 구축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도록 일관되게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원칙을 지키면서도 국민이 바라는, 남북한 주민이 모두 행복해지는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론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비롯해 △UN 기구 등을 활용한 대북 영유아 사업 우선 지원 △농업·조림·기후변화 등 '녹색경제' 협력 △개성공단 국제화 및 지하자원 공동개발 추진 △사회문화 교류 내실화 △서울~평양 간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 등이 제시됐다. 윤 단장은 특히 남북정상회담 개최 문제에 대해 "중요한 건 시일이나 형태가 아니라 어떤 걸 논의하느냐"라며 "남북관계가 진전되고 평화가 정착된다면 시간, 포맷(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 후보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장기적 추진과제로서 △북한 경제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 확충과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 및 국제투자 유치 지원 △북한의 나진·선봉 경제특구 등에 대한 진출 모색 등의 내용을 담은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를 제안하기도 했다. 윤 단장은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는 재정소요가 많은 대형 사업이기 때문에 남북 간 신뢰 구축과 한반도 비핵화가 전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남북한 간의 신뢰 구축을 통해 한반도가 평화 정착 단계에 돌입하고, 경제적 통일(한반도 경제 공동체 구축)이 이뤄지면 정치적 통일로까지 이어간다는 게 박 후보 측의 구상이다. 박 후보는 이를 위해 △통일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 정부의 공식 통일 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계승·발전시키고,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과 인권 향상을 위한 '북한인권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동아시아 평화·유라시아 협력 '서울 프로세스' 등 추진 박 후보는 이 같은 대북 정책과 함께 동아시아 평화 및 유라시아 협력을 위한 외교 전략의 일환으로 '서울 프로세스'를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 프로세스'는 헬싱키 프로세스를 본 딴 것으로 동북아시아 국가 간의 신뢰구축과 협력안보, 경제·사회협력, 인간안보 증진을 추구하는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이다. 윤 단장은 서울 프로세스에 대해 "북핵 문제 해결이 전제되지 않더라도 동북아 주요 관계국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공통 분야가 있다"며 "6자 회담 참가국과 몽골 등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후보는 남북한과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을 잇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을 제안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SRX는 당장 시행할 순 없지만, 준비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남북한과 러시아 모든 나라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어젠다(의제)여서 (실현) 가능성이 크다. 동북아 경제통합 공동체 형성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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