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간에 단일화 협상이 13일 시작된 가운데 경선룰 협상과 관련해 여론조사 문항 설계를 두고 양측이 치열한 수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두 후보 담판에 의한 방식, 모바일 투표를 포함한 국민참여 경선, TV토론 등 국민 알권리를 충족시킨 후 여론조사를 벌이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 방식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때문에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을 도출하기 위한 양측의 힘겨루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여론조사 상에서 나타나는 흐름을 바탕으로 할 때 문 후보 측은 누가 야권단일후보로 적합한지를 묻는 이른바 '적합도 방식'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문 후보 측 이인영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3일 라디오방송에 출연, "지지도라는 것은 항상 변하고 또 적합도, 수행도를 보면 문재인 후보가 안 후보보다 10%포인트 이상 높게 나온다"며 "단순비교해 누가 이길 것인가로 보면 3~4%포인트 떨어지지만 투표일이 가까워지면 국민들은 심사숙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 후보 측은 누가 야권단일후보로 경쟁력이 높은지를 묻는 '경쟁력 방식'을 강조하고 있다.
안 후보가 전날 부산대 강연에서 "(박근혜 후보를) 이기는 단일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원칙을 제시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안 후보 측 협상팀장인 조광희 비서실장은 "국민이 이기는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협상팀원인 이태규 미래기획 실장은 "국민들이 열망하는 새로운 정치, 새누리당 정권연장을 저지하기 위해 정권교체를 충족하는 후보를 뽑는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말하는 등 안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여론조사대상의 범위도 쟁점이 되고 있다. 통상 역선택을 방지하기 위해 여론조사 첫 질문에 경쟁 정당이나 후보의 지지 여부를 묻고 해당 응답자를 조사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 때 문항에 새누리당을 넣을 것이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넣을 것이냐에 따라 양측의 유불리에 미묘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시점을 두고는 노 후보 측은 직장인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휴일을 주장한 반면, 주부 지지층이 두터웠던 정 후보는 평일 낮 시간대를 선호했다.
결국 조사는 토요일인 11월 24일 오후 3시~11시 월드리서치와 리서치앤리서치 등 2개 여론조사기관에 의해 전국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