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우울한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낙관론을 내놨다. 다수가 우려하는 저성장이 아닌 완만한 회복세를 발판으로 중장기적으로 고성장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이며 일각에서 걱정하는 일본식 불황도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무디스의 톰 번 부사장은 1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크레딧리스크 컨퍼런스에서 "한국 경제는 일본과 달리 1990년대부터 성장률 둔화를 경험했고 극심한 거품 경제도 나타나지 않았다"며 "한국의 최근 경제 성장 둔화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것이지 일본식 장기 불황 조짐은 아니다"고 말했다. 번 부사장은 "일본은 수십년 간 급성장을 이어왔고 장기 불황 직전까지도 10여년간 7%대 성장을 보였다"면서 "또 주택 가격의 거품이 극심한 상황이었고 경기 버블이 터지면서 장기 불황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한국은 과거 10년간 글로벌 경제의 성장과 궤도를 같이 해 왔다"며 "일본처럼 극심한 버블도 없고 선진국 평균 성장률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여서 장기 불황을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번 부사장은 "한국 국가 신용등급은 외환위기 시절 저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은 규제 당국이나 정부 당국이 모두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앞으로도 성장에 대한 초점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번 부사장은 한국의 재정 상태도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지방채나 국채를 감안해도 적자 규모가 크지 않아 한국의 채무 비율은 시간이 가면서 점차 줄어들 것"이라면서 "금리와 명목 성장률을 감안해 볼 때 한국은 국가 신용등급 'AAA'인 스웨덴이나 호주보다 오히려 긍정적인 상황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부채가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우발채무만 없다면 정부 채무 상황도 긍정적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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