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은 브레인이다. 개인을 움직이고 조직과 사회발전의 비젼과 방향을 제시하며, 나아가 시민들이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 모두 올바른 정책에서 비롯된다. 최근 ‘역사문화와 지역경제발전’을 주제로 한 논문 발표뿐만 아니라 경주시정에 있어 싱크탱크 역할을 하면서 경주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사)경북정책연구원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역을 위한 정책개발과 발전방안 등을 제시하며 지역학계를 이끌고 있는 임배근 원장을 만나 그간의 활동에 대한 소회와 경주발전을 위한 의견을 들어본다. ▲ 경북정책연구원 원장으로서 연구원의 역할과 비젼에 대해. 지난 2007년에 설립된 경북정책연구원은 최근까지 수차례에 걸쳐 세미나와 정책포럼을 개최하면서 경주는 물론 경북 발전의 정책비젼을 제시해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역이 안고 있는 각종 현안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다양하게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경주시의 경우 역사문화도시 조성이나 축제 발전방안 등 문화관광산업 분야의 연구에 집중해 왔고, 경북도청과 각 지자체의 연구용역사업도 수행하면서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 연구원의 그동안 성과와 애로사항이 있다면. 대구경북과 부산, 울산 등 광역자치단체의 경우에는 연구원을 법적으로 설립할 수 있지만 기초지자체는 연구원을 설립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경주에서 지역문제를 다루는 민간 연구기관이 설립된 것 자체만으로도 지역발전에 큰 의미를 가진다고 봅니다. 하지만 재정적 어려움은 쉽게 극복되지 않고 있어 현재는 연구원 운영을 위해 뜻있는 분들이 운영위원으로 참여, 십시일반 도와주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국문화산업학회장으로 전국적인 학회활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주시의 문화관광 사업과 관련해 잘된 점과 그렇지 못한 점을 구분하신다면. 잘 아시다 시피 경주는 많은 역사문화유적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역사도시입니다. 문제는 신라천년의 풍부한 역사문화자원에서 어떻게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가가 향후 풀어 나가야 할 과제로 보입니다. 더욱이 경주에서 개최되고 있는 수많은 축제나 문화행사도 차별화되지 못하고 전국적으로 어필되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경주시는 국제적 마인드를 갖고 전 세계인을 타켓으로 한 문화상품을 개발, 기여도가 낮거나 중복된 축제 및 문화행사는 과감히 통폐합하여 제로베이스에서 새롭게 출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예산집행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경주시의 우선 사업으로는 문화관광, 역사도시건설, 기업유치, 고용확대, 복지 및 교육 등 많다고 봅니다. 원장님의 생각은요. 경주시의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어 인구유입을 지역활성화의 최대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해 기업유치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천북과 외동공단에 기업이 새로 들어와도 오히려 그 가족은 포항이나 울산에서 거주하며 출퇴근해 인구유입효과가 생각만큼 크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교육여건이 좋지 않아서 입니다. 설령 기업유치가 안되더라도 명문학교가 많고 자녀교육 환경이 좋은 지역으로 인구가 유입되기 마련입니다. 현 시장 취임 후 다소 나아졌지만 경주시의 교육예산 지출비중은 전국에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통계를 3년 전에 본적이 있습니다. 교육이 지역의 중요산업이라는 인식하에 획기적으로 예산투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지역 시민단체인 경주경실련을 1995년에 창립, 시민운동을 주도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주경실련의 활동을 뒤돌아보며 현재 활동에 대해서. 창립준비위원장으로서 당시, 지역에서 시민사회라는 영역은 거의 없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동국대학을 비롯해 지역대학 교수님들이 시민운동에 참여하도록 권유했고 보수적 경주사회에 나름대로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활동을 보면 지난번 경주시정 평가가 시 운영에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 그리고 남아있는 방폐장특별지원금1,500억 원을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 등은 시민단체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안이라고 봅니다. 경주경실련은 창립시의 초심을 생각하면서 건설적 정책 비판과 대안제시 중심으로 활동했으면 합니다. ▲ 시민운동과 더불어 경주시지역혁신협의회와 경주지역발전협의회 대표 등 사회단체 활동도 열심히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간의 소회를 밝히신다면. 경주시지역혁신협의회는 지난 2004년 참여정부가 출범하면서 기초지자체에서도 설립하도록 해 경주시 혁신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을 시도, 지역발전을 위한 자극제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아울러 경주지역발전협의회도 사단법인화 후 조직을 정비해 지역사회단체의 대표적 모델로 잘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또다른 사회단체인 경주통합발전협의회와 통합하지 않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우리사회 양극화 문제가 심각합니다. 경제학자로서 한말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여러 가지 통계를 보더라도 중산층 몰락과 양극화 현상은 심각합니다. 현재 10가구 중 3가구가 적자가구이며, 상대적 빈곤율도 매우 높아져있고 청년실업 등 일자리 창출이 최대 난제가 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양극화문제는 1980년대 초부터 미국의 레이건과 영국의 대처수상 집권이후 신자유주의적 무한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어오면서 적자생존과 강자독식이 제어 받지 않은 채로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와 대기업위주의 정책을 펴면서 더욱 양극화는 심해졌습니다. 세금부담을 높여 약자보호와 복지개선에 신경을 써야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반대로 정책을 펴면서 성장잠재력을 훼손시키고 사회적 갈등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 경주에는 동국대를 비롯해 4개 대학이 있습니다.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도와 관련해 교수님의 견해는. 대학은 지역의 최대산업이라고 봅니다. 동국대학은 병원을 비롯해 부속기관을 포함하면 가장 많은 고용과 소비지출을 담당하고 있는 지역에서 가장 큰 주체지요. 그리고 지역의 지식기반확충에 큰 역할을 하고 지역발전에 중요한 선도적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경주는 인구밀도 당 학생이나 교수 등 대학인구가 가장 많습니다. 그 점에서 대학은 경주지역의 큰 혜택이지요. 또 지역대학의 풍부한 두뇌들을 지역발전에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 향후 경주발전을 위한 비젼과 방향을 제시한다면. 경주는 보수적인 지역으로 개방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역에는 타지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살 때 발전합니다. 수많은 인종이 사는 뉴욕과 산업도시 광양을 보십시오. 배척해서는 지역이 발전할 수 없습니다. 혈연, 지역, 학연이 우리사회발전을 막고 있지 않습니까? 고향여부를 따지지 말고 능력 있는 사람을 인정하고 서로 어울려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주에는 현재 외국인도 많이 살고 있으며, 국제화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봅니다.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 기자의 눈에는 그동안 학자로서 시민사회 변혁가로서 바쁘게 살아오신 것으로 비칩니다. 원장님이 가진 비젼과 철학에 대해. 사실 저는 뒤돌아보면 이룬 것도 없고 내세울 것도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나보면 후회도 있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위안으로 삼고 있는 것은 부처님이 말씀하신 ‘즉시현금(卽時現今)’, 즉 ‘지금 바로여기’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감사하게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현재시점에서 경북정책연구원의 발전이 지역발전이라는 생각에서 연구원 일을 열심히 하고 대학발전이 바로 지역발전이라고 생각하여 동국대학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기를 바라며 제자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제가 여유를 갖고 살지 못해 그런지 특별히 내세울 취미활동이 없네요. 기타를 배우고, 서예도 배울까 하지만 아직 그렇게 못하고 있습니다. 그냥 건강을 돌보며 헬스장에 나가는 정도입니다.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은희 기자 임배근 교수는 부산상업고와 중앙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인디아나주립대학교 경제학과 석사, 미국 테네시주립대학교 경제학과 박사 출신이다. 1988년부터 현재까지 동국대학교 경영관광대학 경제학교수로 재직중이며, 교내에서 지역정책연구소장을 비롯해 영국 캠버리지대학교 방문학자, 사회문화교육원장,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 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역사회 공익활동으로 경주경실련 공동대표와 경북도 공익사업선정위원회 위원장, 경주지역발전협의회장, 경주시지역혁신협의회장, 행정안전부 지역일자리창출100인포럼 위원, 경북정책연구원장, 경주시 민원상담콜센터 운영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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