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선거 비용 마련을 위해 시장에 내놓은 '안철수 국민펀드'의 상승세가 확연히 꺾인 모습이다. 안철수펀드는 19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총 2만6,918명이 참여해 127억5,000여만원을 모았다. 14일 오후 6시 30분 기준으로 101억218여만원을 모았던 안철수펀드는 이후 5일간 26억여원을 더 모으는데 그쳤다. 15일 밤 7시 기준 115억4,500여만원에서 16일 밤 8시 기준 122억2,000여만원으로 하루 사이 7억여원을 모았으나 이후 19일 오후 3시까지 67시간동안 5억여원을 모았을 뿐이다. 지난 13일 펀드 출시 이후 32시간 만에 100억여원을 모은 것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연히 느려진 속도다. 14일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 중단 이후의 속도 및 펀드 모금 증가폭 감소는 안 후보의 협상 중단 선언이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의미한다. 이대로라면 선거일(12월 19일)까지 목표액(280억원)을 모금할 수 있을 지도 불투명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담쟁이펀드'가 출시 후 56시간만에 목표액인 200억원을 달성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안 후보 측은 펀드 출시 직후 문 후보보다 모금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자 보도자료를 통해 수시로 성과를 알려왔다. 그러나 모금 속도가 둔화되자 나흘째 보도자료를 내지 않고 있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고액 참여자들이 줄어든 것에 비해 소액 참여자들의 참여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며 "시간이 충분히 있고, 상황들이 충분히 반영 될 것이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도 차분하게 (모금)하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철수 펀드의 모금 속도가 늦어진 데에는 앞서 언급한대로 단일화 협상 중단과 여론조사 지지율 하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는게 일반적이다. 실제로 안 후보 측이 '단일화 협상 중단'을 선언하기 직전 안 후보 측 민원실로 "양보하는데 왜 펀드 모금하나. 이거 사기 아니냐"는 문의가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본선에서의 경쟁력 항목에서도 문 후보에게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도 주요인 중 하나로 봐야 한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의 야권 후보 단일화 국면에 더해 안 후보의 여론조사 추이가 정체상태에 있는 것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며 "펀드에 대해 소극적 참여 의사를 가진 사람들 중에서는 '단일화 하면 내 펀드는 어떻게 되는가'라는 의문을 가진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안 후보의 '펀드 적체 현상'은 단일화 협상 결과에 따라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펀드 참여 의사를 가진 사람들이 향후 (단일화 협상) 추이를 보면서 펀드 가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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