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후보가 27일 제18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대전을 시작으로 세종시와 충남 공주·논산·부여, 전북 군산·익산·전주 등 충청·호남 지역을 돌며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票心)을 잡기 위한 유세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박 후보가 첫 유세지로 택한 충청권은 지난 2002년 16대 대선 당시엔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내세웠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또 2007년 대선에선 국제과학비즈니스도시 건설을 제시했던 이명박 대통령을 선택하는 등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역할을 한 것으로 꼽혀왔다.
때문에 새누리당과 박 후보는 그간 충청권을 이번 대선의 승부를 가를 주요 전략지역 가운데 하나로 보고 지지세 확산을 위해 공을 들여왔다. 지난달 충청권에 지지기반을 둔 선진통일당과의 합당을 성사시킨 데 이어, 최근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를 영입한 것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박 후보도 이날 공식 선거운동 시작에 앞서 지난 13~14일에도 이틀 연속으로 충청권을 직접 찾은 바 있다.
당 일각에선 박 후보 모친 고(故)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 충북 옥천인데다, 2010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당시 박 후보가 '원안 고수' 입장을 밝혔던 사실 등을 들어 "이 정도면 이 지역에서 충분히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심 기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난 23일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 사퇴 이후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간의 충청 지역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인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에 박 후보는 이날 첫 유세 장소인 대전역 광장에서부터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의 실정(失政)을 집중 부각시키며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던 민주당 문 후보에 대한 맹공을 펼쳤다.
박 후보는 유세에서 "야당 후보는 스스로를 '폐족(廢族)'이라고 불렀던 실패한 정권의 최고 핵심 실세였다"며 "(노무현 정부는) 민생이 파탄 나는데도 밤낮없이 국민을 편 가르고 선동했다. 이런 실패한 과거정권이 다시 부활해서야 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또 "우리에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내가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면 우리 정치에 놀라운 쇄신과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책임 있는 변화로 대한민국을 바꾸고,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자신에 대한 지지를 거듭 호소했다.
아울러 박 후보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가져온 흙과 물을 섞는 합토·합수식을 통해 자신이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으로 내건 '국민대통합'의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대전 외에도 서울, 광주, 부산 등 4개 시·도에서 동시 유세를 열고 자체 인터넷방송 시스템을 통해 이를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박 후보가 함께한 대전역 광장 유세엔 이회창 전 대표와 이인제 공동 선대위원장, 박선영 전 의원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박 후보는 대전역 광장 유세 이후 세종시 금남면 소재 대평시장과 공주 구(舊)터미널, 논산 화지시장, 부여 상설시장, 보령 구(舊)역전 등 충남 일대를 돌며 유권자들과의 '스킨십'을 이어갔다.
이후 박 후보는 전북으로 이동, 군산과 익산, 전주에서 선거 유세를 벌일 예정이다.
전북 등 호남 지역은 새누리당의 '불모지'로 꼽히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가 두자릿수 지지율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새누리당은 이번 대선에서 "최대 20% 이상의 득표율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초 이날 전주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했던 박 후보는 계획을 바꿔 세종시에서 유세 여장을 푼 뒤 오는 28일엔 충남 홍성에서 출발해 예산, 서산, 태안, 당진, 천안을 거쳐 경기도 평택과 수원을 끝으로 1박2일 간의 첫 유세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