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는 3일 진심캠프 해단식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 대한 지원이나 정권교체보다는 '새 정치'를 여러 차례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 전 후보는 이날 오후 공평동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해단식에 참석, 지난달 23일 후보직 사퇴 회견 이후 열흘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안 전 후보는 회견을 통해 관심을 모았던 문 후보에 대한 지원과 관련해서는 상대적으로 간략하게 언급하는 데 그쳤다. 안 전 후보는 "지난 11월 23일 제 사퇴 기자회견 때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하겠습니다. 이제 단일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했다"며 사퇴 기자회견을 다시 언급한 뒤 "저와 함께 새정치와 정권교체 희망을 만들어오신 지지자 여러분께서 이제 큰 마음으로 제 뜻을 받아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두 문장에 걸쳐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말했지만 절반은 사퇴 기자회견 당시 내용인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지원 호소는 한 문장에 그친 셈이다. '문재인' 언급도 이 한번이 다였다.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또 다른 표현일 수 있는 '정권교체'라는 말 역시 이 두 문장 가운데 두 번 언급된 것을 제외하고는 회견문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투표해 달라'는 식의 투표 독려 발언도 전혀 없었다. 반면 안 전 후보는 비교적 짧은 회견문 안에서 '새정치(새로운 정치)'라는 말을 다섯 번이나 반복해 언급했다. 안 전 후보는 지지자들을 향해 "새로운 정치의 주역이었던 지지자 여러분들", "저와 함께 새정치와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어 오신 지지자 여러분들"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또 현재 대선 정국을 비판하면서 "새정치를 바라는 시대정신은 보이지 않고 과거에 집착하고 싸우고 있다"고 비판하는 한편 자신의 향후 정치 행보를 강조하면서 "국민들께서 만들어주시고 여러분이 닦아주신 새정치의 길 위에 저 안철수는 저 자신을 더욱 단련해 항상 함께 할 것", "국민들께서 만들어주셨던 새정치 물결 그리고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간직하고 저는 더욱 담대한 의지로 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전 후보가 이처럼 문 후보에 대한 지지보다 새정치를 강조함에 따라 대선보다는 그 이후 자신의 정치 행보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안 전 후보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이날 이번 대선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의 칼을 들이댔다. 안 전 후보는 회견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지금 대선은 거꾸로 가고 있다. 국민 여망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흑색선전, 이전투구, 인신공격이 난무하고 있다", "대립적 정치와 일방적 국정이 반복된다면 새로운 미래는 기대할 수 없다", "국민을 편가르지 않고 통합하는 선거, 국민들에게 정치혁신 정치개혁 희망을 주는 선거, 닥쳐올 경제위기에 대비하고 사회 대통합 기반을 마련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문 후보에 대한 간략한 지지 표명, 볼썽사나운 대선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혼재하면서 안 전 후보의 메시지가 어느 쪽에 방점을 두고 있느냐를 놓고 안 전 후보 측 인사들 사이에서 해석이 엇갈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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