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장거리 로켓(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것과 관련해 9일 발사 시기 조절을 검토중이라고 밝혀 사실상 발사를 보류할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이미 발표한 바와 같이 우리는 과학기술위성 '광명성3호 2호기'의 발사를 위한 준비사업을 마지막 단계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변인은 "그 과정에 일련의 사정이 제기돼 우리의 과학자, 기술자들은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시기를 조절하는 문제를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일 장거리 로켓을 10~22일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예고한 발사 시기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발사시기 조절 검토를 발표한 것은 사실상 발사를 보류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로켓 발사를 보류한 것이라면 일단 기상 여건, 또는 기술적 측면에서 이러한 결정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초 북한이 이달 로켓을 발사할 것이라고 발표했을 때 부터 발사 성패를 가르는 요인으로 계절적 요인이 가장 먼저 거론됐었다. 기온이 낮을 경우 로켓에 쓰이는 액체연료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등 통상적으로 로켓 발사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1998년 8월 31일, 2006년 7월 5일, 2009년 4월 5일, 2012년 4월 13일 등 4번의 발사 모두 4~8월 사이 발사했다. 꼭 계절적 요인이 아니더라도 연료주입이나 최종점검 과정에서 기술적 결함을 발견했을 수도 있다. 중국의 강력한 반대 의사 등 외교적 압력을 감안한 조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해당 국가(북한)가 조선반도(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서 출발, 신중히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밝혀 사실상 발사 중단을 요구했다. 지난 4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앞두고도 중국은 반대 의사를 표명하긴 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어느때 보다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명하기는 이례적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다만, 북한이 이날 "광명성3호 2호기 발사를 위한 준비사업을 마지막 단계에서 추진하고 있다"며 여전히 발사 준비 과정에 있음도 함께 언급했다는 점에서 발사 보류가 아니라, 단순한 시기 조정을 거론한 것일 가능성도 남아 있다.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로켓 발사장에서는 3단계까지 로켓 추진체 장착을 마치고 연료저장소에 연료를 주입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상황에서 발사를 보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정황은 아직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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