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인의 승리로 막을 내린 제18대 대통령 선거는 세대별 대결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한 20~30대 젊은 층보다 박 당선인을 지지한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결집력이 더 강했던 것이 주요한 승패요인이 됐다. 이번 대선의 투표율은 75.8%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16대 대선보다 높은 수치가 나왔다. 정치권은 당초 이처럼 높은 투표율을 젊은 층의 결집에 따른 결과로 예상하며 야권에 유리할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대선일인 19일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히려 대선 패배 위기감을 느낀 50대 이상 유권자들이 더욱 투표장을 많이 찾으며 결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구조사 결과 20대의 투표율은 65.2%, 30대는 72.5%였다. 전체 투표율이 70.8%였던 지난 16대 대선에서 20대 투표율이 50% 중반대(20대 전반 57.9%, 후반 55.2%)였고 30대 투표율이 60%후반대(30대 전반 64.3%, 후반 70.8%)였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원래 투표율이 높았던 50~60대 이상의 투표 참여 역시 늘어났다. 50대의 89.9%, 60대 이상 78.8%가 투표를 했는데, 16대 대선의 83.7%, 78.7%에 비해 다소 늘어난 수치다. 원래부터 투표율이 높았던 만큼 큰 폭으로 오르진 않았지만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인구 중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비율이 크게 늘었던 탓에 전체적 비중이 커진 것이다. 이들은 세대별로 극명하게 갈리는 투표 성향을 보였다. 20대의 65.8%, 30대의 66.5%가 문 후보를 지지한 반면 박 후보 지지는 각각 33.7%와 33.1%에 그쳤다. 반면 50대의 62.5%, 60대 이상의 72.3%는 박 후보를 지지하며 압도했다. 문 후보는 37.4%와 27.5%를 얻는데 그쳤다. 중앙선관위가 공개한 이번 대선 유권자 연령대 비율을 살펴보면 30대 이하 38.2%(30대 20.1%, 20대 이하 18.1%)에 비해 50대 이상은 40.0%(50대 19.2%, 60대 이상 20.8%)로 조금 더 많았다. 16대 대선 당시 연령대별 비율에서 20대가 23.2%, 30대가 25.1%로 2030 세대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던 데 비해 10%P 이상 줄어든 것이다. 반대로 12.9%였던 50대와 16.4%였던 60대의 비중은 크게 높아졌다. 17대 대선에서도 30대 이하는 전체의 44%로, 33.5%였던 50대 이상 연령층보다 많았다. 유권자 수 역전 상황이 벌어진데다 투표율 격차까지 차이가 나면서 젊은층 유권자만으로는 열세를 뒤집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중간 표심인 40대 유권자층에서 문 후보가 55.6%로 44.1%의 박 당선인을 앞섰지만 결과를 뒤집을 만한 수준이 되지못했다. 때문에 문 후보의 패배 요인은 지나친 세대별 대립구도를 세워 중장년층 표를 스스로 포기한 데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달라진 인구 비율에 따른 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인구 노령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어 이같은 현상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세대별 대결양상을 해소하는 것이 야권의 향후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문 후보와 국민연대를 통해 힘을 합친 노회찬 진보정의당 의원은 2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50~60대의 비중이 지난 선거 때보다 높아졌다는 것을 간과했다"며 "앞으로 한국 정치는 보수적 투표경향을 보여줄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는 대응방안이 야당과 진보세력에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도 "유권자들의 구성 형태가 변했다"며 "투표율의 증가가 결국 50~60대의 투표율 증가와 직결되면서 박 당선인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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