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첫 인사에서부터 '깜짝 인사'를 선보였다.
박 당선인은 이날 당선인 비서실장에 유일호 의원을, 그리고 수석대변인에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를 각각 임명했다고 이정현 최고위원이 전했다. 또 당선인 대변인엔 조윤선 당 대변인과 박선규 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이 각각 기용됐다.
이들 가운데, 유일호 신임 당선인 비서실장과 윤창중 수석대변인은 그간 정치권과 언론의 하마평에 일절 이름을 올리지 않은 인물들이란 점에서 이같은 '깜짝 인선'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 관계자들 또한 이날 인선안 내용을 보고 '어리둥절'해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 최고위원도 박 당선인으로부터 인선 배경에 대한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고만 밝혔다.
다만 그는 유일호 실장에 대해선 "새누리당 의원으로서 정책 분야에서 박 당선인과 오래 전부터 많은 대화를 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재선 의원인 유 실장은 서울 송파을이 지역구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한국조세연구원장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등을 지낸 당내 대표적인 '경제통' 가운데 한 명이다.
유 실장은 특히 18대 국회에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박 당선인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때문에 유 실장은 18대 국회 초까지만 해도 당내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됐으나, 이후엔 계파색이 드러나지 않는 행보와 박 당선인과의 원만한 관계 등을 이유로 중립 성향 또는 범박(凡朴·범박근혜)계란 평을 들었다.
올 4·11총선 공천 과정에선 강남 지역 현역 의원 가운데 18대에 이어 유일하게 재공천을 받은 경우이기도 하다.
아울러 이번 대선과정에선 새누리당의 대선공약 개발지원 기구인 '5000만 행복본부' 산하 미래도약단장을 맡아 정보통신(ICT) 및 과학기술 분야 공약 등의 설계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유 실장 인선에 대해 "박 당선인은 (자신과) 가깝다고 해서 직책을 맡기거나 하지는 않는다"며 "이번 인선은 박 당선인이 경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재선 의원도 "박 당선인이 상임위 활동을 같이하면서 유 실장을 오랫동안 지켜봐온 것 같다"며 "적절한 인사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유 실장이 박 당선인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야당의 거물 정치인이었던 고(故) 유치송 의원의 아들이란 점에서 "나름 역사적 의미를 부여한 인선"이란 분석도 나온다.
유 실장 인선과 관련해선 대체로 "의외였지만 비교적 무난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윤창중 수석대변인 인선과 관련해선 야권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당내 반응 조차 다소 엇갈리고 있다.
윤 수석대변인의 경우 30년 이상 언론계에서 종사한 언론인 출신이란 점에서 이번 인선을 두고 '개방형 인사'란 평가도 있지만, 일부에선 그가 그동안 중앙일간지 논설이나 자신의 블로그 등에 게재해온 칼럼에서 지나치게 강한 보수 성향을 드러내왔음을 들어 "박 당선인의 '국민대통합' 기조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실제 그는 대선기간 자신의 칼럼과 각종 방송 출연 등을 통해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를 향해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이 최고위원은 통상 대변인만 두던 당선인 비서실 및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수석대변인직을 신설한데 대해선 "인수위 업무가 많기 때문에 대(對)언론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키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윤 수석대변인을 선임한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밝혔다.
반면 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인선 발표 뒤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대변인직을) 거절하려고 했지만, '이번에야말로 박근혜 정권을 잘 만들어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어야하는데' 하는 걱정에서 결코 거절할 수 없었다"며 "무겁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외에 조윤선, 박선규 당선인 공동 대변인은 저마다 대선과정에서부터 박 당선인의 '입'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대변인 발탁 가능성이 점쳐져 왔던 인물들이다.
특히 박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청와대 대변인 등을 지낸 대표적인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란 점에서 "계파 화합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아울러 유 비서실장과 조 대변인은 각각 서울, 윤 대변인은 충남, 박 대변인은 전북 출신이란 점에서 당 주변에선 "지역 안배도 일정 부분 감안한 인선"이란 평이 나오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4일 비서실장에는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 수석대변인에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 남녀 대변인에 조윤선·박선규 전 중앙선대위 대변인(사진 왼쪽부터)을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