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살아야 시민들은 행복하다. 특히 서민경제가 살아나야 하고 서민들의 주머니가 가득 차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민들이 주인이자 고객인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고 삶의 터전인 시장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부자나라, 지자체도 예산을 빵빵하게 굴리는 부자 도시인데 다양한 원인으로 서민들은 시름이 가득하다. 특히 유통구조가 변화하면서 대형마트의 입점으로 영세상인 대다수는 어려움을 겪는다. 물론 스스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제품과 서비스 개선 등 각고의 노력이 뒤따라야겠지만 정책적, 법적 지원으로 상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11일 경북 영주에서 전국상인연합회 경상북도 지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입후보 등록이 있었다. 이날 단독 출마로 당선된 경주 중앙시장의 정동식 회장은 지역에서 28년간 시장을 운영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경북도 23개 지역의 전통시장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에 본지는 정동식 회장을 만나 출마의 배경과 더불어 전통시장 활성화에 따른 계획을 들어본다. ◆전국상인연합회 경상북도 지회장에 출마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지난 2005년에 전통시장육성특별법이 제정된 후 전국상인연합회 출범과 창립총회를 거치면서 시설물 지원 및 상인대학 등 대대적인 정부지원이 있었습니다. 중앙시장은 1983년 민영화로 경상북도 1호 사설시장이 됐고, 저는 1985년부터 대의원직과 1995년 시장번영회의 상무이사로 실무를 맡아왔습니다. 그러다 2011년 3월부터 회장을 맡았고, 나름대로 어려운 점이 많았으나 관계 기관의 지원에 힘입어 시설물의 현대화, 상인 조직의 강화, 상인대학을 통한 교육으로 고객서비스의 개선을 위한 노력을 했습니다. 그 결과 그동안 많은 상을 수상했고,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축제 등 행사도 매년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지난해 전국에서 경상북도 전통시장이 시설투자 대비 매출이 가장 낮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그동안 시장을 운영한 경험과 쌓아온 노하우를 이제는 경북도내 23개 지역 시장 발전과 상인들의 고충을 해결하는 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경북지회에는 현재 56개 시장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고, 앞으로 100개 시장이 참여하도록 독려할 계획입니다. ◆현재 중앙시장번영회 후임은 문제가 없는지요? 중앙시장 회장이 바뀌지는 않고 연합회 사무실만 중앙시장, 즉 영주에서 경주로 옮겨오게 됩니다. 현재 저희 사무실 옆에 경북지회 사무실을 별도로 만들어 경북도의 일은 거기서 하게 됩니다. 도 지회장의 임기가 3년이므로 그때까지는 경주에서 경북도 전통시장의 구심점이 되는 것입니다. ◆출마와 관련해서 중앙시장 상인들의 반대 의견은 없었는지요? 실지로 상인들은 처음에 반대했습니다. '중앙시장에만 잘해주면 좋을 텐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도내 각 시군에서 요청이 들어오고, 그들이 직접 중앙시장의 이사들과 상인들을 만나면서 설득하기도 해 결국 상인들이 허락하게 됐습니다. 또 경주의 다른 시장번영회장들도 대다수가 지지의사를 밝힘에 따라 자연스럽게 지원하게 됐습니다. ◆경상북도 지회장으로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이 있다면? 요즘 경상북도가 정말 넓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제가 내세운 공략 10가지 가운데 중점사업을 소개하자면 우선 전통시장육성특별법이 현재 한시법으로 정해져 있는 것을 상시법으로 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이어 경상북도 유통상생발전협의회에 가입해 법안 개정을, 경북도와 지역 국회의원들과 협력해 예산이 상향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도내에는 현재 인증시장이 160여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 경북도의 예산편성이 다소 늘기는 했으나 정말 어려운 시장이 많습니다. 시설과 운영의 현대화 및 탄탄한 조직을 구성해 전국연합회를 능가하는 경북지회를 만들 생각입니다. 전체적으로 23개 시군구의 시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상인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경북지회가 기초를 닦아왔다면 앞으로는 그 기반위에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최근 중앙시장 북편에 비가림 시설인 아케이드 가설물 설치와 관련해서 말씀해 주신다면? 항상 관계기관과 공무원들에게 시설물에 대한 지원에 그치지 말고 지도`육성을 통해 잘 활용되고 있는 지를 확인하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중앙시장 북편에 설치하고 있는 가설물은 시설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국비 등을 포함해 지원받아 공사 중에 있습니다. 사실 비가 내리면 찾아오는 고객들과 대부분 노인들인 노점상 등 많은 분들이 불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또 전통시장은 먹거리와 볼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그래서 상설공연장을 만들어 주말이면 무대에 공연을 올리고 그 공간에서 세일과 경품행사도 할 계획입니다. 만남의 광장을 조성해 휴식공간이 되게 하고 장사하는 노인들을 위해 좌판도 새롭게 설치하고 시장 안에는 통합형 식당을 시도해 변화하는 시장으로 거듭날 생각입니다. ◆대형마트가 경주에 들어서려다 일단은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형마트입점에 대비한 대응방안이 있다면요? 지난해 연말 대형마트(홈플러스)가 충효동 입점을 위해 업체에 부지매입을 위탁하고 허가를 내기 위한 작업이 추진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지역상인 900여명이 반대집회를 하고 시청과 시의회를 방문했습니다. 사실 지역별로 유통상생협의회가 있는데 서로 도울 수 있는 것은 돕고 협력하자는 의미에서 마련된 것이지요. 그러나 당시 대형마트입점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사전 회의 요청도 없었고, 일체 무시되면서 전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부지 내에 공유지가 포함돼 있었고, 영세상인을 우선 배려한다는 경주시의 입장에 따라 결국 취소됐습니다. 물론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우선 편리한 것만 바라보면 반대의견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형마트로 인해 인근 상가는 초토화 될 것이고 시민들의 삶이 팍팍하면 오히려 그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또 대형마트가 들어서서 경주 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가지만 결국 경주시민들에게 남는 것은 쓰레기 더미뿐입니다. 대안이 있다면 국가 간 무역체결협정과 관련해 전통상업보존지역으로 지정된 곳에는 인근에 대형마트가 입점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주발전을 위해 중앙시장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요? 경북지회장으로서 경상북도 전통시장 박람회를 유치해 역대 어느 박람회보다 알차게 준비하고, 많은 관광객들이 경주를 찾을 수 있도록 도전할 생각입니다. 경주를 대표하는 양대 시장으로서 아직 규모면에서나 다양성에서도 많이 노력해야 하지만 상인들의 얼굴은 밝습니다. 내부시설과 환경개선 등이 이뤄지고 상인들이 더욱 단합된 모습으로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로 다가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동식 회장은 1955년생으로 영천에서 어렸을 때부터 시장을 터전으로 살아왔다. 뼈 속까지 시장 상인으로서 전통시장을 위해 28년간 헌신하며 살아왔다. 3년간 경북지회장을 지내고 난 후에는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다. 이은희 기자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