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3일 당선 이후 처음으로 황우여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와 오찬을 갖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마련한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에서 잘 처리될 수 있도록 당 차원의 협조를 당부했다.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 당선인이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했고 이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제출될텐데 그 동안 제가 청와대 경험과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을 통한 국회의원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국민들께 한 약속을 실천하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박 당선인은 "나아가 당과 원내지도부 분들에게 대선에서 읽은 민심을 늘 생각하면서 우리가 국민을 위하고 국민행복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이번 정부조직개편안에 힘을 실어 달라"고 말했다고 조 대변인은 전했다. 인수위는 지난 15일 1차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한 데 이어 22일 부처간 세부적인 조직 및 업무 이관 등을 골자로 하는 2차 조직개편안을 마무리했다. 인수위의 정부조직개편안은 의원 입법으로 발의돼 국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박 당선인은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임시국회는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임시국회"라며 "늘 국회의 의견을 존중하며 일하겠다"고 강조했다고 조 대변인은 전했다. 이어 "공약은 후보뿐 아니라 당의 약속인 만큼 입법과 예산 등으로 하나하나 지켜나가 국민들께 도리를 다하고, 그럼으로써 국민들의 신뢰도 쌓이는 것이니 관심을 가져달라"며 "국민행복은 저뿐 아니라 당 여러분이 함께 외쳤던 만큼 국민행복시대를 여는데 우리 모두가 공동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새 정부가 책임지는 정부가 될 수 있도록 국민 의견을 잘 전달해주시면 이를 성심껏 반영하겠다"고 말했다고 조 대변인은 덧붙였다. 박 당선인은 또 참석자들에게 대선 기간 동안의 노고에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 박 당선인은 그러나 이날 회동에서 논의될 것으로 알려진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조 대변인은 "(이동흡 후보자 등) 현안에 대한 말은 없었고 선거 때 고생하고 도움을 줬던 당과 원내지도부에 감사 및 새해 인사 겸 환담을 나누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 지도부의 회동은 서울 적선동의 한 중식당에서 이루어졌다. 당선인 측에서는 박 당선인과 유일호 비서실장, 이정현 당선인 비서실 정무팀장,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이 함께 했고 새누리당에서는 황우여 대표, 서병수 사무총장, 이한구 원내대표을 포함해 국회 상임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선거 끝나고 첫 식사자리다. 사무실을 통해서 어제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청록색 상의 차림의 박 당선인은 낮 12시쯤 검은 우산을 쓰고 약속장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선 이후 박 당선인과 여당 지도부의 첫 오찬 회동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1시간 넘게 진행됐다. 식사를 마친 박 당선인은 식당 관계자들과 식사 중인 테이블 일부를 돌며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이날 오찬에서 박 당선인은 대화를 주도하기 보다 차분히 주변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고 또 다른 참석자는 전했다. 박 당선인과 떨어져 앉아있어서 이야기를 하나도 듣지 못했다는 참석자들도 있었다. 한편, 이날 회동은 시간부터 장소까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다. 참석자들은 오찬이 있다는 것만 알았을 뿐 오찬 장소는 오전 늦게서야 통보 받았다. 한 참석자는 오찬 시간 약 1시간 전에도 "아직 장소를 모른다"며 "취재진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이따가 연락이 오겠지"라고 말했다. 회동 장소도 당초 통의동의 한 한정식집을 예약했다가 취소한 뒤에 확정된 것이었다. 오찬 직후 박 당선인은 삼청동 인수위로 이동해 사랑의 열매 전달식에 참석해 성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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