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내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가 발사에 성공해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우주시대를 열게 됐다.
일부에서는“북한이 먼저 은하3호 발사를 성공시켜 나로호의 성공은 늦은 감이 있다”며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로켓 및 우주항공 전문가들은“나로호와 은하3호는 발사목적을 비롯해 제원, 발사방식 등 여러가지 면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어 비교대상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30일 발사된 나로호와 지난달 12일 발사된 북한의 은하3호는 무슨 차이일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나로호와 은하3호는 로켓이라는 공통점만 있을 뿐 여러가지 면에서 분명한 차이를 갖고 있다.
두 로켓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우선 발사목적이다.
나로호는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우주발사체이고 은하3호는 장거리 미사일을 실험하기 위한 것이다.
인공위성과 미사일의 공통점은 로켓을 이용해 위성을 우주로 보내거나 탄두를 목표지점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즉 로켓에 인공위성을 탑재하면 우주발사체이고 탄두를 탑재하면 장거리 미사일이다. 미사일, 인공위성 등 모두 로켓기술이 핵심이고 발사방식이 기술적으로 동일하다.
나로호는 2단, 은하3호는 3단 등 로켓으로 구성됐고 연료에 산소를 공급하는 산화제도 다르다. 나로호는 액체산소를 쓰고 은하3호는 적연질산을 사용한다.
액체산소는 오래 보관하기 어려워 로켓에 주입한 뒤 바로 발사해야 하지만 적연질산은 상온에서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산화제를 로켓에 저장해 놓고 이를 무기로 사용할 때 적연질산을 쓴다.
구소련도 적연질산을 이용해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나 스커드 미사일을 개발하기도 했다.
로켓에 탑재한 물체도 다르다. 나로호에는 나로과학위성이라는 인공위성을 장착했다. 북한은 은하3호에 탑재한 게 광명성 3호라는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와 북한은 모두 로켓에 장착한 물체를 목표된 지구궤도에 올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북한의 광명성 3호는 실제 인공위성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나로과학위성은 31일 새벽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하며 전파를 발사하고 있다. 하지만 광명성 3호는 궤도에 오른지 한 달이 지났지만 그 어디에서도 전파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북한의 광명성 3호는 인공위성이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며 “그냥 돌맹이 하나가 지구궤도를 돌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나로호와 은하3호의 여러가지 차이점을 살펴보면 북한이 쏘아올린 로켓은 우주발사체가 아닌 미사일이다.
국제사회에서도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주장을 신뢰하지 않는 게 이 같은 이유에서다.
북한이 미사일 개발에 있어 국제사회를 의식해 인공위성 발사로 위장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을 비롯한 국제적인 제재 때문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남한을 비롯한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를 타격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때문에 유엔 등 국제기구와 국제사회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