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희망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 민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서슴없이 교육이라고 정의를 내릴 것이다. 강대국의 요건인 넉넉한 지하자원과 넓은 땅, 많은 인구, 어느 것 하나 여유롭지 못한 우리다. 허나 우리는 우수한 인재를 길러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기술력과 뛰어난 재능으로 세계를 리더하고, 전 국민의 높은 지적수준은 국가의 위상을 더욱 안정되게 하고 있다. 또 이같은 교육수준은 정치적 노력뿐만 아니라 높은 교육열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며, 교육열이 높은 도시는 인구가 늘면서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지역의 교육정책이 도시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일 수 있다. 최근 오랫동안 교육의 패턴이 고착화된 경주시가 다양한 방법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경주교육지원청 손수성 교육장을 만나 2013년 경주교육에 대해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지역특색을 활용한 교육을 추진하고 계신데 경주교육의 방향과 중점과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경주다운 경주교육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삼국통일의 발상지로서 화랑의 얼을 계승하고, 국제 관광도시로서 교양과 매너를 갖춘 자긍심 강한 시민으로, 또 전통문화 도시이자 첨단과학 도시인 경주에 걸맞는 교육과정의 다양화를 구현하고자 합니다. 예로서 화랑정신과 관련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하는 문화유적답사 체험 등을 하면서 호응이 높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또 첨성대와 석굴암은 첨단과학과 연계한 수업이 가능하고, 로봇과 발명교실, 스마트 교육 등의 접근 등 한마디로 문화유적을 활용한 경주만의 차별화된 교육을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 학교에서 학생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초, 중등학교 교육의 핵심이 무엇인지요?
지식교육과 인성교육 가운데 인성교육을 좀 더 강조하고 싶습니다. 자체에서 개발한 한자 성어 교재, ‘참된 마음 바른 행동’과 ‘경주문화 향기’를 활용한 교육과 공동체의식 함양, 글로벌 예절체험관 운영, 글로벌 리더쉽 함양을 위한 국제교류를 강화하는 등 바른 인성을 기르기 위한 기초교육을 튼튼히 하고자 합니다.
◆지역 고등학교의 비평준화 현실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을 말씀해 주십시오.
수요자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수월성 교육이 강조되고 있는데 비평준화 교육을 통해서 학력에 따른 수업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장단점이 있겠지만 단점을 보완하는 방안을 찾으면 될 것입니다. 예로서 포항의 경우를 보면 성적 상위권 학생들 가운데 경주고등학교로 유입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포항은 과학고와 포철고 등이 평준화의 시스템 속에서 비평준화의 욕구를 채워주고 있습니다. 평준화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학력 격차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의 문제인데, 모든 학생의 성적이 우수하면 가장 수업이 쉽겠지만 그 대안으로 수준별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각종 문제점을 갖고 있으나 상호 보완하는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며, 한 쪽을 일방적으로 나쁘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한수원이 경주지역에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설립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교육장님의 개인적 견해는요?
사실 고등학교 교육에 관해서는 도교육청 소관인지라 언급하기가 부담스러운 부분입니다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지역민들의 정서라고 생각합니다. 자사고는 올해 안에 이전키로 돼 있는 한수원 본사 직원의 완전 유입과 인근의 포항, 울산, 경북도내의 우수한 학생들의 유입을 위한 목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에 관해서는 경주지역 사립고의 입장과 지역에 있는 동문들의 입장 등 지역 정서와 맞아야 하며, 설립된다면 교육경비 등 여러 측면에서도 현재 고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학교를 간략하게 소개 하신다면요.
경주는 공‘사립을 포함한 유치원 63개에 3,001명의 원생이 있으며, 초등학교 44개에 14,158명, 중학교 20개 9,181명, 고등학교 20개 9,858명의 학생들이 있습니다. 로봇교육과 찾아가는 경주과학꿈나무 잔치로 창의성을 촉진하는 과학교육, 생각을 키우고 말문을 여는 독서`토론 교육, 학습자 역량 강화를 위한 스마트 교육, 방과후교육 서비스 강화로 사교육비 경감, 특기 및 소질 계발하는 스포츠 프로그램, 글로벌 미래를 준비하는 다문화 교육 등을 통해 지역 학생들이 우수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유치원과 초등과정을 거치고 나면 외부로 옮겨 가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말씀해 주신다면?
이사를 가는 것은 비단 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구조적 문제 등 복합적이라고 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우수한 교육을 실천하고 교육경비를 타지역보다 많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양남면의 경우 월성원자력 자녀들이 초등학교 상급과정에서 울산으로 나가는 사례가 많습니다. 반대로 울산 외곽지에서 교육경비 지원 등 각종 혜택을 받기 위해 양남면으로 옮겨 오는 학생도 있습니다.
◆ 학교급식비 지원이 아직 전체적으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예산확보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급식비 지원에 대한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올해 도교육청의 발표에 따르면 도내 전체 학생의 50%가 무상급식지원을 받게 될 예정입니다. 경주는 52%정도 되는데 이는 도농복합지역인 불국동의 학생 324명이 추가로 무상급식지원을 받게 되면서 타지역보다 다소 높아진 결과입니다. 물론 시내권 학생들의 경우 전면 혜택을 받지 못해 형평성에 맞지 않지만 경주시와 도교육청의 예산으로 앞으로 더 많은 지역의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 갈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교육장님의 그간 공직생활 애환과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포항에 가족들이 살고 있습니다. 외곽지 근무가 필수인 게 교육공무원들인데, 지난 2002년에 나왔다가 2005년에 잠시 포항에서 교장 업무를 보고 다시 도교육청에서 근무를 했습니다. 제 아내도 교육계에서 근무하다 올해 명퇴했구요. 워낙 익숙한 탓에 가족과 헤어져 생활하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살아가면서 기쁨이라고 하면 제자들이 잘 돼서 연락올 때가 가장 기쁘고, 가장 안타까웠던 경우는 인사담당 장학사 시절, 나름대로 공평한 인사를 했다고 판단했는데 승진에서 밀려난 당사자의 입장에서 불만을 토로할 때 가장 힘들었던 것 기억이 납니다.
◆ 개인적인 철학과 비젼, 취미생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좌우명이라고 한다면 지성여신(至誠如神), 즉 지극정성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신과 같다. ‘정성을 다하면 안되는 일이 없다’ 여기고 항상 모든 일에 임하고자 합니다. 여가시간에는 테니스를 즐기며, 앞으로의 계획이라고 한다면 퇴직 후 좋은 시를 쓰고 싶은 마음입니다.
손수성 교육장은 경북대학교 사범대학과 고려대 교육대학원에서 국어교육학을 전공했다. 축산중을 비롯해 영덕고, 포항고, 기계고 교사와 경북도교육연구원, 경북도교육청, 포항여고 교감, 수비고 교장, 경북도교육청 장학관을 지냈다. 문학에도 관심이 높아 매일신문과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 및 제14회 한국시조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