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 첫날인 4일 국회 본 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자유발언을 통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제주해군기지 건설 문제와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비리 의혹 등을 거론하며 서로 상대방의 신경을 자극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22일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 현장을 다녀왔는데 임시 가설된 담장 밖에는 피곤하고 지쳐 보이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구호와 북 소리가 허공을 향해 허전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며 "듣는 사람도 지켜봐주는 사람도 없었고 그들만의 외로운 잔치로 보였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은 10여명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외부에서 들어 온 인원에 의해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미 제주도민을 비롯한 국민 모두가 반대를 위한 반대에 염증을 느끼고 있으며 지난 대선에서도 제주도민들은 분명한 답을 내놓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만약 공사가 70일만 중단돼도 손해배상 65억원은 물론, 레미콘 공급업체 손실 63억원, 근로자 400여명의 일자리 상실, 외국인 근로자 275명의 불가피한 철수로 경제적 피해가 막대하다"며 "결국 우리가 얻게 될 것은 국가 이익의 손실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송 의원의 발언이 계속되자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그만하라', '약속부터 지켜라'라는 고성이 터져나왔다. 송 의원의 발언이 제한된 시간을 넘기자 본회의장 곳곳에서 야유가 일기도 했다. 송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이번에는 서영교 민주통합당 의원이 여당을 몰아세웠다. 서 의원은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가 내정됐을 당시에는 헌재의 정의가 제대로 세워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그러나 하루가 멀다하고 의혹이 제기되고 심지어 '항공권깡'이라는 의혹도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 후보자의 아들은 연예인 보다 많은 휴가일수를 받았고 위장전입은 스스로 인정했으며 워싱턴으로 업무를 갔을 때는 나랏돈을 사적 경비로 이용했다"며 "특정업무경비 사적 이용 등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혹만 36가지"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최근 국무총리 후보자직을 자진사퇴한 김용준 인수위원장도 거론했다. 서 의원은 "76세나 되는 후보자에 대해 어떻게 인사청문회를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는데 하루 이틀만에 의혹이 제기되자 스스록 낙마했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인사청문회 제도를 탓했는데 우리가 인사청문회를 하기나 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용준 인수위원장과 이동흡 후보자의 문제이지 인사청문회 제도의 문제 아니다"라며 "제발 제대로된 국무총리와 장관, 헌재소장 후보자를 내정해 달라"고 말했다. 서 의원의 이같은 발언에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야유를 보냈으며 민주당 의원들은 "잘했다"라며 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김선동 통합진보당 의원은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를 싸잡아 비난했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은 쌍용차 국정조사를 약속해놓고 대선 끝나자 약속을 저버렸고 민주당은 국정조사 없이 임시국회는 없다고 했지만 실효성 없는 협의체만 만들었다"며 "국민을 기만하고 국정조사 없는 임시국회를 연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금이라도 쌍용차 국정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번 임시국회는 전국 곳곳에 산적해 있는 노동현안을 해결하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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