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4일 실시되는 국회의원 재보선 판이 커진 상황에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측의 등판설이 무성해지자 민주통합당 내 긴장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안 전 후보측이 재보선을 전후로 창당 작업에 나서 재보선에서 당선되거나 선전할 경우 그에 상응해 정치적 위상은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대선 패배 이후 아직도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의 위상은 상대적으로 더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민주당내에서는 4월 '봄 정국'에 대한 위기감이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김영환 민주통합당 의원은 18일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죽을 쑤고 있는 상황에서 안 전 후보의 영향력은 줄어들지 않을 것"며 "안 전 후보의 정치 참여 내지 신당 창당은 지금 현재로 볼 때 고정 변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비해 민주당이 개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안 전 후보의 정치 참여를 상수(常數)로 보고 정치개혁에서 비교우위를 점해야 현 제1야당의 위상을 지켜갈 수 있다는 경계의 발언이다. 민주당의 우려는 객관적 수치에서도 비롯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사회동향연구소'가 최근 호남 유권자 18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호남지역민 10명 중 6명이 민주당이 정치를 잘 못하고 있으며, 다른 정당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향후 호남인들의 정치적 염원을 실현하는 것이 민주당으로 가능하느냐는 질문에는 29.0% 만이 '가능하다'고 응답했고, 57.9%는 '민주당을 대체할 다른 정당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만약 안 전 후보가 신당을 창당할 경우 지지 정당은 안철수 신당이 34.8%, 민주당이 34.2%로 나타났다. 0.6%p차이긴 하지만 지난 60년간 호남 제1당의 지위를 누려온 민주당에게는 뼈아픈 결과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비참한 얘기지만 수도권과 호남의 마음은 이미 민주당으로부터 떠났다고 본다"며 "이대로라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지역의 도지사 자리를 한 개 이상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은 야성을 잃었다. 당권 투쟁만 하고 있다. 이러니 민주당이 개혁하는 것보다 안 전 후보가 신당을 만드는 게 더 큰 변화로 다가오지 않겠느냐"며 "민주당의 행태 때문에 안철수 현상이 다시 부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 전 후보 세력이 정치 전면에 나서는 첫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번 재보선은 당초 영호남 등 지역성이 강한 지역구 몇몇 곳만 대상 지역이 될 거라는 예측이 돌면서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았으나 노회찬 진보정의당·이재균 새누리당 의원이 최근 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 서울과 부산의 지역구가 4월 재보선 대상에 포함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노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과 이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는 각각 수도권과 영남이면서도 야성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특성을 지닌 곳이다. 노원병에는 벌써부터 안 전 후보 대선캠프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금태섭·조광희·정연순 변호사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부산은 안 전 후보의 고향이기도 해서 안 전 후보가 직접 출마한다면 당선을 노려볼 수도 있는 지역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부산 영도는 이미 거물급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곳이기 때문에 안 전 후보가 이곳에 출마해 김 전 의원을 꺾고 당선된다면 안 전 후보의 정치적 파괴력은 훨씬 강해질 수 있다. 다만 아무리 부산의 야성이 강해졌다고 하더라도 새누리당이 여당이 된 상황에서 여권 인사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고, 영도는 특히 야권의 김정길 전 장관이 버티고 있어 안 전 후보가 나서기에는 부담이 클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이럴 경우 안 전 후보는 직접 출마를 하기보다는 측근들의 선거운동을 적극 도우며 안철수 재단의 정상화를 위해 움직이거나, 연구소 출범·신당 창당을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안 전 후보측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쪽도 (선거에) 나가자는 사람, 말자는 사람 등으로 내부 사정이 복잡하다"는 분위기를 전하면서도 "민주당이 계속 이런 식으로 간다면 안 전 후보에게는 당연히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안 전 후보는 3월 중순 비자가 만료되는 만큼 이때를 전후로 귀국할 가능성이 높다. 이때까지 민주당이 대선 패배 이후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거나, 제1야당으로서 확고한 비전과 야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지금의 우려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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