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작고 조용한' 인수위를 표방하며 출범했지만 초대 내각 및 청와대 참모진에 다수의 인수위 출신 인물이 발탁됨으로써 박근혜 정부의 명실상부한 인재풀 역할을 했다.
새 정부의 국정 로드맵과 정책과제를 설계한 이들은 업무연속성을 갖추고 있고 박근혜 당선인의 국정 철학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박근혜 정부 5년 동안 '파워 인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에서 새 정부 첫 내각 장관으로 직행한 인사는 7명으로 전체 17개 부처 장관 중 41%에 달했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이 보건복지부 장관에, 윤병세 외교국방통일분과 인수위원이 외교부 장관에, 서승환 경제2분과 인수위원이 국토교통부 장관에 각각 내정됐다.
윤성규 법질서사회안전분과 전문위원과 방하남 고용복지분과 전문위원은 환경부, 고용노동부 장관에 각각 발탁됐다.
안전행정부, 여성가족부 장관에 각기 내정된 유정복 대통령취임준비위 부위원장,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도 넓은 의미에서 인수위 출신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인수위 출신들은 청와대 참모진에도 다수 이름을 올렸다. '3실 9수석 체제'에서 절반인 6명이 인수위 출신이다.
이들 역시 새 정부의 밑그림을 그린 만큼 내각과 박 당선인의 가교 역할을 하는데 효율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반영돼 참모진으로 중용된 듯 하다.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 사령탑 역할을 할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김장수 외교국방통일분과 간사가 내정됐다.
유민봉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 최성재 고용복지분과 간사, 모철민 여성문화분과 간사는 각각 국정기획수석, 고용복지수석, 교육문화 수석으로 인수위에서 맡았던 역할의 연장선상에서 박 당선인을 보좌하게 된다.
곽상도 정무분과 전문위원은 민정수석에, 이정현 당선인 비서실 정무팀장은 정무수석에 각각 내정됐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지난해 12월 31일 인수위 출범에 앞서 "인수위원이나 전문직원 등은 법에 정해진 임기가 끝나면 각자 원래 상태로 복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이분들은 차기 정부로 옮겨가는 것을 전제로 임명되는 것이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선인 측 한 관계자는 21일 "박 당선인이 내각과 참모진 구성을 미리 염두에 두고 인수위를 구성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써본 사람을 또 쓰는 박 당선인의 스타일상 앞으로도 인수위나 국가미래연구원(박 당선인의 싱크탱크) 출신 인사들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