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자 제18대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취임했다. 이날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7만명의 국내외 초청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취임식에서 박 대통령은 15분간의 짧은 취임사를 통해 향후 집권 5년간 새 정부가 추진할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며 취임사를 시작했다.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는 취임사 제목에서 보듯 박 대통령의 이날 취임사에는 '희망의 새 시대'라는 문구가 총 7번 등장한다. 박근혜 정부가 글로벌 경제위기와 안보위기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불안에 하는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자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또 "희망의 새 시대,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고자 한다'고도 했다. 또한 "국민 개개인의 행복의 크기가 국력의 크기가 되고 그 국력을 모든 국민이 함께 향유하는 희망의 새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희망의 새 시대를 만드는 위대한 도전, 그리고 모든 국민이 공유하는 희망의 새 시대를 만드는 일에 집권 5년간 새 정부의 모든 역량을 쏟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처럼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이 선순환하는 새로운 미래를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통해 이루어 나가겠다고 했다. 경제부흥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가 제시됐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밝힌 5대 핵심 국정목표에서 누락돼 '공약 후퇴' 논란을 불러온 경제민주화가 이날 취임사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 취임사에서도 경제민주화 보다는 창조경제를 통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 대통령은 과학기술과 IT기술을 중심으로 창조경제를 구현하고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새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창조경제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한 것이었다며 여야간 이견으로 지연되고 있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압박했다. 또한 창조경제의 핵심은 사람이라며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재들이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능력있는 사람이라면 국적을 가리지 않고 데려다 쓰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분히 이중국적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를 염두해 둔 발언으로 볼 수 있겠다. 새 정부의 또다른 키워드인 '국민행복'과 관련, 박 대통령은 국민맞춤형 복지패러다임과 교육을 통해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노후가 불안하지 않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진정한 축복이 될 때 국민 행복시대는 만들어지는 것"이라면서 국민맞춤형의 새로운 복지패러다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개인의 꿈을 이루고 희망의 새 시대를 여는 일은 교육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학생들의 잠재력을 찾아내는 일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라면서 "학생 개개인이 소질과 능력으로 평가받는 교육시스템을 만들어 그런 꿈과 끼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를 학벌위주에서 능력위주로 바꿔가겠다"고도 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 또한 국민 행복의 필수적인 요건이라고 강조한 박 대통령은 "여성과 장애인 등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정부 역량을 집중하고 사회적 약자에게 법이 정의로운 방패가 되어 주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취임사의 또다른 키워드인 '문화융성'은 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국민행복과 맞닿아 있다. 박 대통령은 문화의 가치는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기도 하고 문화를 통해 나라가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문화융성을 위해 다양한 장르의 창작활동 지원, 문화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콘텐츠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다짐했다. 핵실험 강행으로 한반도 위기상황을 조성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는 핵 포기와 신뢰를 통한 공영공존의 길을 모색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더 이상 핵과 미사일 개발로 전 세계에 등을 돌리며 자립을 자초하지 말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함께 발전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새 정부의 대북공약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한민족 모두가 보다 풍요롭고 자유롭게 생활하며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며 "확실한 억지력을 바탕으로 남북 간에 신뢰를 쌓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지구촌 행복시대를 여는데 기여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및 아시아 여러국가들과의 신뢰구축에도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깨끗하고 투명한고 유능한 정부를 만들어 국민의 신뢰를 얻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와 희망의 새 시대를 여는데 국민의 지지와 협조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취임식에서 밝힌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국민 여러분과 함께 열어가겠다"며 "새로운 시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이 서로를 믿고 신뢰하며 동반자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어 "책임과 배려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 간다면, 우리 모두가 꿈꾸는 국민 행복의 새 시대를 반드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것이 방향을 잃은 자본주의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며 세계가 맞닥뜨린 불확실성의 미래를 해결하는 모범 답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박 대통령의 취임사에는 정치쇄신 등 그간 강조해 온 정치분야는 물론 노동환경 분야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아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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