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틀째인 26일에도 취임식 축하차 방한한 각국 정상 및 사절들과의 잇달은 접견을 통한 외교 행보를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장관급)을 단장으로 하는 미국 특사단을 만나 전날 자신의 대통령 취임식 참석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고 한미 양국 간 주요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도닐런 보좌관에게 "(대통령) 당선 직후 백악관에서 축하 성명을 발표해주고, 이번에 대표단을 파견해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도닐런 보좌관은 장관급으로 오바마 미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을 총괄하는 최측근 인사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이날 접견에선 최근 북한의 제3차 핵실험에 따른 한반도 위기 상황과 관련한 양국 간 공조 방안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전날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류옌둥(劉延東)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교육·문화·과학 담당 국무위원, 빅토르 이샤예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개발부 장관을 잇달아 만난데 이어, 이날 미 특사단을 접견함으로써 대통령 취임과 함께 이뤄진 한반도 주변 '4강'과의 첫 외교 일정을 모두 마쳤다.
박 대통령은 미 특사단 접견에 앞서 데이비드 존스톤 캐나다 총독과 한·캐나다 정상 환담을 갖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스티븐 하퍼 총리가 북핵 문제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고 있고, (존스톤 총독이) 취임식에 참석해줘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특히 올해 양국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한국은 '캐나다의 해', 캐나다는 '한국의 해'를 선언했기 때문에 더욱 뜻 깊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한국이 어려운 위기에 처했을 때 (캐나다가) 도와주고 희생한데 대해 깊이 감사하다"며 "이번에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하퍼 총리가 방한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 방한하면 상호 관심사에 대해 (서로) 말씀을 나눌 수 있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외에도 오전 중 덴마크·프랑스·영국·독일의 장·차관급 사절들과 부디 오노 인도네시아 부통령, 마리솔 에스피노사 페루 부통령, 얀 엘리야슨 유엔(UN) 사무부총장 등을 접견했다.
박 대통령은 에스피노사 페루 부통령을 만난 자리에선 "페루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인데, 먼 길 와줘 감사하다"며 "(페루) 대통령은 한국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한국의 친구인 것으로 안다. 대통령에게도 안부 인사를 부탁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은 지난 2005년 페루 육군 무관으로서 주한대사관에서 근무했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엘리야슨 UN 사무부총장과의 접견에선 "오늘날 한국이 선진국이 되기까지 UN 등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앞으로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통해 한국이 경험했던 농촌개발계획이나 새마을운동을 공유하면서 (국제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오후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일본 총리 및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아프가니스탄·투르크메니스탄·가봉·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사절단과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사절단, 응예 티 조안 베트남 부주석 등과의 잇달은 접견, 그리고 쿠엔틴 브라이스 호주 총독과의 한·호주 정상 환담을 끝으로 이날 19개 나라 및 국제기구 사절과의 면담 일정을 마무리한다.
박 대통령은 취임식 당일인 전날엔 일본, 중국, 러시아 사절단 외에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 고촉통 싱가포르 선임 장관, 미첼 바첼렛 유엔(UN) 여성기구 총재 등 모두 6개 국가 및 국제기구 경축 사절단과 연쇄 접견을 가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