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와 관련, 2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 당일에도 협상을 이어갔으나 절충에 실패함으로써 개정안의 회기내 처리가 무산됐다. 이날 오후 2시께 개회된 본회의는 일부 민생관련 법안과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를 마친 뒤 오후 4시께 산회했다. 본회의가 산회할 경우 국회법상 산회한 당일 중으로는 다시 개회할 수 없어 2월 임시국회는 그대로 종료됐다. 당초 여야가 극적인 타결을 이뤄낼 경우 이날 상임위 및 법사위 처리를 '속전속결'로 진행한 뒤 오후 늦게 본회의를 열어 처리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는 3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또 출범 후 2주째 정례 국무회의를 열지 못한 새정부의 국정운영 파행은 최소 한주간 더 이어지게 됐다. 새누리당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3월 임시국회를 오는 8일 소집해 줄 것을 이날 단독으로 요청했다. 신의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본회의 도중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국회 임시회 소집 요구서를 민주당과 함께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민주당이 불응해 새누리당 단독으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회법에 따르면 임시국회를 열기 위해서는 소집전 3일간의 공고 기간을 거쳐야 하므로 3월 임시국회는 오는 8일 개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에 대해 '보여주기식 국회 소집'이라고 비판했다. 윤관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에는 공감하지만 청와대 눈치를 보는 '보여주기식' 국회 소집보다는 합의안을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다"며 "국회를 공전 시키는 것 보다 합의를 이뤄낸 뒤 바로 원포인트 임시국회를 여는 것이 낫다"고 반박했다. 여야는 최근 며칠간 심야까지 이어진 마라톤 협상에서도 막판 쟁점이었던 SO(유선방송사업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통합당은 인터넷TV(IPTV)의 인·허가권과 법령 제·개정권을 미래부로 넘기는 대신 SO의 인·허가권과 법령 제·개정권은 현행대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존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채널 배정권 등을 가진 SO가 독임제 기관인 미래창조과학부로 넘어갈 경우 방송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새누리당은 당초 SO에 대한 법령 제·개정권은 미래부로 넘기고 인·허가권은 방통위에 남긴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전날 심야회동에서 인·허가권 역시 미래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원안 고수 방침으로 급선회하며 협상 분위기가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인·허가권을 다시 원안대로 가는 대신 방송 중립을 할 수 있는 특별법을 하나 만들면 안되겠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날도 원내수석부대표 등 간의 물밑 협상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종일 대변인간의 브리핑을 통해 입장의 차이만 확인했다.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민 50%이상의 지지율을 받아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데, 한번 믿고 맡겨보자"며 "민주통합당은 한번 속는 셈치고 꽉 잡은 발목을 제발 놓아달라"고 호소했다. 신의진 원내대변인도 "정부조직법 문제가 아직 정리되지 않아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러울 따름"이라며 "그래도 마지막까지 희망을 가지고 민주당이 전향적으로 합의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관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정부조직법안의 원활한 처리를 위해 현재 미래창조과학부에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만 남기고 경제, 민생, 안보, 외교 분야에 대한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우선적으로 처리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을 위해 새 정부의 국정운영 차질이 이어지는 것에 대한 걱정은 야당도 갖고 있다"며 "그러나 늑장 정부, 밀어붙이는 청와대, 국회 입법권을 인정하지 않고 화만 내는 대통령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국민은 불안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성호 수석대변인도 "국회는 대통령의 하부기관이 아니다. 대통령의 권한은 하늘에서 주어진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의 권한은 개인적이고 독단적으로 행사돼서는 결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