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 정부조직법개정안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통합당 내에서 이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특히 박기춘 원내대표가 6일 정부조직법개정안 협상과 관련해 3가지 안을 제시한 것에 대해 "전략적 미스"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새 정부가 출범한지 열흘이 지난 상황에서 정부조직법 처리가 계속 늦어질 경우 자칫 야당의 발목잡기로 비쳐질 수 있다는 여론에 대한 부담도 가중되고 있는 상태다. 박 원내대표가 제시한 3가지 안은 △공영방송 이사 추천시 방송통신위원회 재적위원 3분의 2의 찬성으로 의결하는 특별정족수안 도입 △개원국회 때 합의한 언론청문회 즉시 실시 △MBC 김재철 사장에 대한 철저한 검찰조사와 김 사장의 사퇴 촉구 등이다. 이상민 의원은 7일 라디오 방송에 나와 민주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원안대로 처리하는 조건으로 3가지 수용안을 제시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지도부가 왜 그런 제안을 했는지, 또 방법이나 시기에 대해서도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사정이 있겠지만 매우 작위적인 느낌이 있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이를 즉각 거부할 정도의 상황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왜 이 방법을 택했는지 납득이 되지않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사안만 보면 전략적 미스라고 생각된다"며 "자충수를 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전략적 미스라는 이 의원의 지적처럼, 민주당이 정부조직법 협상과 관련해 종전까지 고수해온 입장에서 벗어나 보이는 이들 3가지 안에 대해 항간에선 '정부조직법을 정치적 이슈로 연계시키려한다'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 또한 "지도부가 그것을 모르고 했을 리 없을 것 같지만 그럼에도 정부조직개편안을 빨리 통과시켜야겠고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공정방송에 대한 의지를 믿어달라고 하니 이부분은 최소한이라도 약속을 해달라는 고육지책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영환 의원 또한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시간에 몰리고 여론에 몰리는 상황에서 지도부가 정부조직법 합의를 해줘야 하겠는데 야당이 내세울 명분이 없어 내놓은 궁여지책으로 보인다"며 "야당에는 현재 국정이 순조롭게 출범하지 못하는데 따른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승용 의원은 오히려 급한 쪽은 새누리당인데 당 지도부가 너무 애써 합의해주려다 협상을 그르치고 있다는 지적을 했다. 그는 "급해야 할 당사자는 새누리당인데 우리가 너무 양보하고 양보하다 안 되니까. 또 정부조직법을 처리해주려고 하는 마음이 앞서다보니 장고 끝에 악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정부조직법을 해결하려는 의지, 또 빨리 합의해주려다 보니 이 같은 제안은 한 것인데 국민들에게 오해받을 소지가 다분하다"며 "하지만 정작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고집과 새누리당의 협상력 부재에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의 한 의원은 이와 관련해 "축구경기룰(규칙)을 얘기하다 뜬금없이 야구경기룰을 얘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문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전체 정부조직법 협상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같은 제안을 던질 때 몇몇 의원들에게 전화로 의견만 물었을 뿐 전체적으로 소통하지 않고 덜컥 카드를 내민 측면이 있다"며 "국민들이 보기에는 '민주당이 정부조직법 거래를 하려고 했다'는 오해와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정부조직법 협상과 관련해 문방위 소속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최대 쟁점인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문제를 양보할 수 없다며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또 일부 의원은 파행을 겪는 정부조직법개정안 협상의 해결 방안을 지도부에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앞서 당내 비주류 일부 의원들은 정부조직법 협상이 장기간 교착되자 당 지도부를 비판하면서 선거에서 진 쪽이 박 대통령의 소신에 승복해야 한다는 '승복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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