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부분 합의점에 도달하는듯 보였던 여야의 정부조직법 협상이 11일 다시 '냉기류'로 돌아갔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협상을 재개했으나, 협상은 조금의 진전도 없이 30분만에 결렬됐다. 윤관석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ICT(정보통신기술) 융합과 관련해 서로 역지사지한 대안을 마련해 오늘 '교차토론'을 하기로 했는데 새누리당 측이 아무런 준비를 안해와 진행을 할 수가 없었다"며 "오히려 돌아온 것은 여당 초선 의원들의 야당 압박용 결의문과 의원총회에서의 대국민 호소문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전체적으로 지난 3일의 잠정합의에서 상당히 퇴행한 정부여당의 태도"라며 "대통령이 담화로 압박을 하더니 이제는 여당마저 대국민 선동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원내대변인은 "선거에 승리했다고 다 마음대로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100%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더니 100% 항복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마지막 쟁점인 SO(종합유선방송)의 이관문제를 제외하고 나머지 법안은 우선처리하자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었다"며 "그럼에도 안보위기, 경제위기를 핑계로 100%를 밀어붙이기로 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야당이 SO를 방통위에 맡기는 전제하에 ICT진흥법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우리는 그 전제를 수용할 수 없다"며 야당이 주장한 교차토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또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미 민주당 원내대표가 SO인허가권을 미래부로 넘기는 것에 동의했는데, 이제 와서 입장을 번복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민주당이 SO인허가권을 미래부로 넘기겠다는 점을 확실히 수용하면, 국회특위를 설치하여 거기에서 방송공정성 확보방안을 논의하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방송 공정성 문제는 전문가 의견, 공청회 등을 거쳐야지 여당이 일방적으로 추진할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며 "그럼에도 민주당이 우리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일방적 주장을 계속하겠다는 차원에서 오늘 수석회담에서 ICT진흥방안을 가져와 제시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애초에 '민주당은 ICT진흥안을 제시하고 새누리당은 방송공정성 방안을 제시하여 협상을 하자'는 합의 자체가 없었던 것"이라고 강조하며 "야당의 협상 태도에 매너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날 의총에서도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같은 취지의 의견을 전달하며 "협상 타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 같다"는 입장을 의원들에 전달한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협상이 장기화 되자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선 처리 후 SO 협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지도부의 협상력 부재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일표 의원은 이날 의총 발언을 통해 "정부출범이 더 급한문제 아니냐"며 "먼저 나머지 법안을 처리한 뒤 SO 협상을 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의견을 개진한것으로 전해졌다. 남경필 의원 역시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당초 이번주 초 황우여 대표와 문희상 비대위원장 간 면담을 통해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합의점을 도출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실무협상이 급속히 냉기류로 돌아서며 여야 대표간 협상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해지고 있다. 새누리당 대표실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길정우 의원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막판 포커스가 집중된 문제(SO)와 관련한 실무진 협상이 상당부분 협의가 되면 대표간 만나 야당측이 더 못 도망가게 담판을 지을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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