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3일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을 도와 새 정부 국정을 이끌어갈 중앙행정부처 차관급 20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행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교육부 등 13개 부처 차관 18명과 국무조정실(현 국무총리실) 차장 2명에 대한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의 중앙행정부처 차관급 인사는 17개 부(部)의 차관 24명(재정부 등 7개 부는 복수 차관)과 국무조정실 차관급 인사 3명(차장 2명·총리 비서실장 1명), 총리실 산하 처장 3명, 그리고 각 부 외청(外廳)장 17명 등 모두 47명이다.
박 대통령은 이 가운데 장관 임명이 완료된 13개 부 차관과 국무조정실 차장을 현행 정부조직법상의 직제에 따라 우선 임명한 뒤 나머지 인사는 추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외청장 인사는 14일로 예정돼 있다.
이날 발표된 차관 인사는 '전문성'이 강조되는 직책의 특성상 대부분 관료 출신의 내부 인사들이 승진 기용됐다. 관료나 전문가그룹의 장관이 많은 만큼 차관에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외부 전문가가 많이 기용되리라는 예상을 무색하게 했다.
공직 경험이 없는 외부 인사는 교육부(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에 임명된 나승일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을 맡은 박종길 태릉선수촌장 등 2명에 불과하다.
나승일 신임 교육부 차관은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교육·과학 분과위원으로 활동했으며, 박종길 문화부 2차관은 사격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18명의 인사들은 각각 사법고시, 외무고시, 행정고시, 기술고시 등을 통해 행정 각 부처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었다.
외교·안보 부처의 경우 외교부(현 외교통상부) 1차관엔 김규현 외교부 차관보가, 2차관엔 외교부 통상교섭조정관과 주(駐)스페인 대사 등을 지낸 조태열 경기도 자문대사가 각각 선임됐다.
또 통일부 차관엔 김남식 기획조정실장이 기용됐다.
법무부 차관엔 김학의 대전 고등검찰청 검사장이 발탁됐으며, 안전행정부(현 행정안전부) 1차관엔 박찬우 행안부 소청심사위원장이, 2차관엔 이경옥 차관보가 각각 임명됐다.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은 조현재 기조실장이 맡는다.
경제 부처에선 농림축산부(현 농림수산식품부) 차관엔 여인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이 승진 기용됐고, 산업통상자원부(현 지식경제부) 1·2차관 역시 김재홍 지경부 성장동력실장과 한진현 무역투자실장 등 내부 인사가 발탁됐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 차관엔 복지부 홍보 관리관·보건의료정책본부장 등을 지낸 이영찬 새누리당 보건복지위 수석전문위원이 임명돼 '친정'으로 복귀한다.
환경부 차관엔 정연만 기조실장이, 고용노동부 차관엔 정현옥 근로복지공단 비상임 이사가 임명됐다. 정현옥 신임 차관은 노동부 근로기준국장과 중앙노동위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여성가족부 차관은 이복실 여성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이 맡는다.
이밖에 국토교통부(현 국토해양부) 1·2차관엔 각각 박기풍 국토부 기조실장과 여형구 항공정책실장이 발탁됐다.
각 부 차관과 함께 발표된 국무조정실 차장 인선에선 홍윤식 총리실 국정운영1실장과 이호영 국정운영2실장이 각각 1·2차장으로 임명됐다.
김 대변인은 "이번 차관 인사는 소관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고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적합한 분들로 선임했다"며 "각 부처 장관들의 추천, 그리고 아직 공식적으로 구성되진 않았지만 청와대 인사위원회에 준하는 심의 절차를 거쳐 오늘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이날 발표에서 제외된 재정부 1·2차관과 국방부 차관에 대해선 "재정부와 국방부 차관은 장관이 임명되면 (대통령이) 장관과 상의해 추후 인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렸고,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의 경우는 인사청문회는 마쳤으나 야당의 반대로 아직 인사 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상태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새 정부에서 신설 또는 재도입되는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 1·2차관과 해양수산부 차관, 그리고 총리실에서 분리돼 차관급으로 격상되는 총리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정부조직법 개정 이후 인선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날 발표된 차관급 인사 20명을 출신지역별로 살펴보면 영남 6명, 서울·경기 6명, 호남과 충청 각 3명, 강원과 제주 각 1명 등으로 지역별 안배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출신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10명으로 절반을 차지했고 성균관대와 한양대가 2명, 경희대·광운대·서울시립대·연세대·전남대·전북대(가나다 순)가 각 1명이었다.
평균 연령은 55.5세로 나승일 교육부 차관이 51세로 최연소였고, 박종길 문화부 2차관이 67세로 최연장자였다.
여성은 정현옥 고용부 차관과 이복실 여성부 차관 등 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