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민주통합당 의원은 18일 "민주당의 계파정치 청산을 위해 먼저 '486 진보행동'부터 해체하겠다"고 선언했다.
당내 대표적 486(4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세대 의원으로 2010년 11월 결성된 진보행동의 대표인 우 의원은 19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모임 해체선언과 함께 '진보행동 토론회'를 열 것임을 알리며 이 같이 밝혔다.
우 의원은 토론회에 앞서 18일 공개한 발제문에서 "민주당은 계파정치를 해결하지 않고 혁신할 수 없다"며 "더 이상 486이라는 과거 인연으로 모임을 만들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또 "노선과 정책 중심으로 색깔 있는 생활정치를 해야 한다"며 "우리의 해체로 당내 새로운 흐름이 생기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정치 지도자와의 인연을 매개로 한 계파 대신 노선과 가치, 정책으로 묶인 의견집단, 정파를 형성하기 위한 운동을 전개하겠다"며 "친노(친노무현) 진영도, 이에 대응하는 각 계파, 비주류 연합 세력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조직이 아니니 계파가 아니라는 변명도 궁색하고, 친노에게서 당권만 획득하면 그것이 곧 민주당 혁신이라는 논리도 빈약하다"며 "사조직처럼 운영되는 계파도 변해야 한다. 선거 시기의 캠프라면 모르되, 보다 내용 있는 정치블록으로 진화되어야 하고 그래야만 민주당의 고질병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입문 당시 '젊은피'로 불리며 국민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반성도 뒤따랐다.
우 의원은 "1997년 정권교체 이후 민주당의 화두는 정치개혁, 새로운 정치였고 그 시대적 과제를 안고 우리는 정치권에 입문했다"며 "국민들의 기대는 1980년대 민주화란 가치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저들이라면 뭔가 기성정치와 다른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데 있었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그러나 우리는 기존 정치와 정당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집단적 노력을 기울이는데 부족했고 기존의 관행을 혁파하는데 주저했다"며 "당 안에서는 486이 패거리 정치를 한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고 당 밖 시민사회는 과연 너희들이 공동의 가치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제대로 뭉쳐봤냐고 비판한다"고 말했다.
또 "지도부를 맡은 선배 정치인들의 당직 요청에 많은 486 정치인들이 합류하면서 우리는 당권파나 무슨 계파로 분류됐다"며 "당이 어려울 때 도와야 한다는 논리로 활동했지만 그러다보니 내부 문제를 극복하려는 노력보다 당시 주류집단의 논리를 대변하거나 변호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고 반성했다.
이어 "2010년 10월부터 진보행동이란 독립된 정치블럭을 만들고 새로운 정치실험을 하려고 시도했지만 기존 계파의 벽을 완전히 뛰어넘지 못했다"며 "소장파도 아니고 당 주류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이었고 독자적인 색깔과 브랜드를 형성하지 못하다보니 다양한 목소리를 당에 투영하는 통로의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우 의원은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국민의 기대는 줄어들고 회의적인 시각이 많아졌다"며 "우리는 반성과 성찰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서 공보단장을 맡았던 우 의원은 486그룹의 총선·대선 패배 책임론과 관련해 "우리들 상당수는 실무책임을 맡았고 이런 저런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내부적으로 누가 더 책임이 있고 없고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총선 대선 패배의 책임을 우리부터 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책임을 회피하면서 (어떻게) 새로운 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겠느냐"고도 했다.
우 의원은 "민주당 혁신에 앞장서는 그룹이 필요하다"며 "더 이상 선배 정치인에게 기대어 기득권을 유지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 남의 탓 하지 않고 먼저 자신부터 변하기 위한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