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해외자원 개발 특혜 및 우회상장 등 논란이 된 KMDC의 주식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인 가운데 이 업체 이영수 회장과 김 후보자의 관계에 대한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2011년 1월 KMDC와 미얀마 측의 광구개발 양해각서(MOU) 체결 당시 김 후보자가 이 회장 등과 함께 미얀마를 방문한 사실을 폭로한 이후 김 후보자와 이 회장간 긴밀한 관계를 맺은 정황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김 후보자가 KMDC 주식을 매입한 시기는 2011년 5월로 미얀마 방문 때 맺은 두 사람의 인연이 투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알려진 정황으로는 김 후보자가 2011년 1월 미얀마를 방문하기 이전에는 이 회장과 특별한 관계가 없었고, 미얀마 방문 당시 동행한 한나라당 의원 5명 가운데 단장 격을 맡은 신영수 전 의원의 소개로 두 사람이 첫 만남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신 전 의원은 21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김 후보자는 고등학교 선배고, 이 회장은 당 활동을 하면서 친하게 돼 두 사람을 소개시켜줬다"며 "미얀마가 당시 군사정권 하에 있었기 때문에 군인 출신도 같이 가는게 좋겠다는 판단에 따라 내가 미얀마 방문을 김 후보자에게 제안했고, 이후 두 사람이 친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신 전 의원의 말대로 미얀마 방문 뒤인 2011년 4월 세계종합격투기연맹(KF-1)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 회장은 이 단체 고문에 김 후보자를 위촉하며 인연을 이어갔다. 또한 이 회장은 대선을 앞둔 지난해 7월 당시 박근혜 후보의 외곽 지원 조직 성격의 '포럼 국민행복실천연합'의 중앙회장을 맡아 창립대회를 갖고, 김 후보자를 이 단체의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김 후보자의 부인인 배모씨가 2011년 11월 KMDC가 무선통신 업체인 유비컴(현 경원산업)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이 회사의 주식 1만1000주를 사들였다는 사실에도 눈길이 쏠려 있다. KMDC가 CSJ네트웍스를 앞세워 코스닥 상장기업 유비컴의 경영권 확보를 통해 우회상장을 시도하려 했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와 이 회장의 관계가 주목받는 데는 이 회장이 새누리당 주변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 오며 정치권과 폭넓은 인맥을 구축하고 있는 것도 한 몫을 한다. 김 후보자가 이 회장과 밀접한 관계라면, 여당 측에 다양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이 회장이 김 후보자의 국방부 장관 내정 과정에 모종의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다. 이 회장은 1990년대 민자당 시절부터 외곽 조직 등을 관리해오며 새누리당 측 인사들과 관계를 맺어왔다. 1992년 대선 당시 민자당 김영삼 후보 수행단장, 1997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의 경호실장을 맡았다. 2007년 대선 당시에도 이명박 후보의 외곽조직인 '국민성공실천연합' 대표를 맡아 활동했다. 이 단체는 이명박 정부의 최고 실세로 불린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이끈 '선진국민연대'와 더불어 개국공신으로 꼽혔다. 때문에 KMDC가 2011년 1월 버마 가스전 광구 4곳의 탐사·개발권을 따내자 박 전 차관이 이 회장에게 특혜를 제공한 것이라는 소문이 꾸준히 제기됐다. 전 정부에서는 친이(이명박)계 인사로 정권 실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이 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출범 과정에서도 외곽 조직을 이끌며 조직력을 과시했다. 특히 당내에서는 이 회장이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깊은 인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회장이 원내 활동을 하던 시절부터 주변에서 홍 지사를 지원하며 긴밀한 관계를 형성해 왔다는 것이다. 2011년 10월 우제창 민주통합당 의원은 삼화저축은행 등의 돈이 이 회장을 통해 전당대회에 출마한 홍 지사에게 전달됐고, 홍 지사는 대표 취임 후 미얀마 방문 등을 통해 이 회장의 사업을 지원하며 특수관계를 맺어왔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우 의원은 이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과도 인연이 있다는 정황을 내놓았었다. 우 의원은 박 회장의 비서실장과 집사 역할을 하는 등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정용희 EG 기획실장이 이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었던 KF-1 이사에 위촉된 것 등을 근거로 "정용희가 이영수와 박지만의 연결고리"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 후보자 측은 지난 19일 KMDC 주식 매입 사실이 드러나자 "지인을 통해 주식을 사게 됐다"고 해명할 뿐 지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특히 국회 인사청문 자료 제출 과정에서 KMDC 주식 매입 사실이 누락된데 대해 "비상장 주식이다 보니 청문회 자료제출 과정에서 일일이 챙길 수가 없어 빠뜨리게 됐다"고 해명했지만, 특혜 의혹을 받은 이 회장과의 관계를 숨기기 위해 고의로 누락한 것이란 의혹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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