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박근혜 새 정부 출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불통' 이미지 개선을 위한 움직임에 본격적으로 나서려 하고 있다. 그 동안 각종 사안에서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동어반복을 일삼던 청와대가 대언론 접촉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을 도모하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곳은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는 수석비서관들과 대변인실이다. 인수위 시절 인수위 핵심 인사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철통 보안'을 강조하며 입을 꼭 다물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원동 경제수석 비서관은 지난 27~29일 3일 연속으로 청와대 기자실을 찾아 '2013년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그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조 수석은 28일 발표된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내용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자 29일 즉각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청와대 '인사 실패'에 대한 허태열 비서실장 명의의 사과를 발표한 지난 30일에는 이정현 정무수석 비서관과 이남기 홍보수석 비서관이 함께 자리해 질문에 답변했다. 대변인실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인수위원회 시절 짧은 답변 등 때문에 '불통맨'이라 불렸던 윤창중 대변인은 지난 29일 브리핑 후 "청와대 대변인부터 여러분이 궁금해 하는 사항에 대해 최선을 다해 말씀드리겠다"며 30여 분간 질문을 받았다. 윤 대변인은 "대변인이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를 달라"고 수석비서관들에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통 없이 '오더'만 내린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당·청 관계도 수정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30일 정부 출범 후 첫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어 관계 조정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청와대는 최대한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허태열 비서실장은 인사 문제에 대해 사과한 데 이어 이날 회의에서 "비서실이 대통령을 잘 보좌하고 있는가 자문하면 여러 가지 미흡한 점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항상 대두가 되는 것이 소통의 문제인데 이 소통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가 앞장 서서 제대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 실장은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는 말처럼 손바닥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당·정·청이 일체가 돼 성공한 정부,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잇딴 장·차관급 내정자 등의 낙마로 책임론이 일었던 곽상도 민정수석 비서관도 이날 회의에서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사과를 구한 뒤 인사시스템 개선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와대는 고위 당·정·청 회의와 관련해선 연초와 9월 임시국회 전 연 2회로 정례화 하기로 하고, 당·청 간 모임은 월례화 해 수시로 현안을 논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움직임을 계기로 그간 줄곧 불통 논란에 휩싸였던 청와대가 장막을 걷어내고 소통 정부라는 평가를 받아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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