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4·24 재보선 후보자 공천을 마무리하고 2일 본격 선거 지원체제로 들어섰다.
지난달 26일 서울 노원병, 부산 영도,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지역구에 대한 공천을 마친 새누리당은 그간 논란이 됐던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와 관련해서도 1일 당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무공천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경기 가평군수·경남 함양군수 등 기초단체장 선거 2곳과 서울 서대문구 마·경기 고양시 마·경남 양산시 다 등 기초의원 선거 3곳에서는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가 출마하지 않게 된다.
새누리당은 2일 재보선 공천자들에 대한 공천장을 수여, 사실상 선거 사전 준비를 끝냈다.
국회의원 재보선의 경우, 서울 노원병 허준영 후보, 부산 영도 김무성 후보, 충남 부여·청양 이완구 후보 등이 3개 지역구에 낙점됐다.
광역의원으로는 경기 가평군 제1선거구에 김용기 전 가평군청 농업과장, 경기 가평군 제2선거구에 오구환 전 가평군농협조합장, 경북 경산 제2선거구에 배한철 현 경산시의회 의원, 경남 거제시 제2선거구에 김창규 현 대우투어 대표 이사 등 4명의 후보가 확정됐다.
새누리당은 공천된 인사들의 면면이 나름대로 중량감이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낙승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재보선의 경우 총선 등에 비해 투표율이 낮아 선거전이 조직력 싸움으로 흐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고 판단하는 눈치다.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재보궐선거는 투표율이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에 당의 조직력, 선거운동 양상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그런 맥락에서 우리 당은 격전이 예상되는 노원병에서마저도 해볼 만한 선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를 중앙당 전체가 지원에 나서기보다는 지역 당원협의회를 중심으로 세를 결집하고 '지역일꾼론'을 앞세워 선거를 치른다는 계획이다.
박근혜 정부의 '국민행복' 목표 달성을 위해 지역 현안을 두루 챙길수 있는 '일꾼'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허준영 후보의 경우 이미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한 상계동 일꾼'이라는 문구를 앞세웠다.
허 후보는 이날 오후 당사에서 진행된 공천장 수여식에서 "지난 30여년간 외교, 치안, 철도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 일꾼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하려고 나섰다"고 말했다.
허 후보는 노원병에서 경쟁하는 안철수 무소속 예비 후보를 겨냥해 "지역을 발판으로 다른 일을 도모하려는 분에 대해서 지역에서는 심판론이 있다"라고 비판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그러나 노원병에서 새누리당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주 각종 여론조사에서 근소한 차이를 보이던 허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은 전날 발표된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는 4자대결시 안 후보 40.5%, 허 후보 24.3%, 양자 대결시엔 각각 52.8%와 34.3%로 격차가 상당히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는 서울 노원병 유권자 500명을 상대로 유선전화 RDD 방식으로 실시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안 후보의 '새정치'에 대해 비판의 강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안 후보는 지난 대선 때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해놓고서 구태 정치를 보여줬다"며 "늘 단일화 타령만 하다 들어갔기 때문에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노원병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반드시 불리할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전날 여론조사에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안 후보측 지지자 일부가 새누리당 지지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것에 대해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부산 영도에 출마한 김무성 후보의 경우 '친박 최측근 실세'라는 과거 타이틀에 더해 오랜기간 부산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압승을 기대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일치감치 이 지역 출마를 선언할 때부터 중앙당의 지원 없이 '나홀로 선거전'을 치르겠다는 생각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산 사상이 지역구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대선 후보가 민주당의 김비오 후보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사격에 나설 경우 중앙당도 김 후보 지원에 나서 '대세론'에 손상이 없게 한다는 방침이다.
충남 부여·청양의 이완구 후보 역시 '충남의 맹주'로 불릴 만큼 지역인지도가 있는 인사로 새누리당은 낙승을 점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여권 강세 지역으로 새누리당 내에서만 9명이 공천을 신청한데 비해 야권에선 필적할만한 후보를 내지 못한 것으로 판단돼 수월한 승부가 예상된다는 것이 당내 전반적인 평가다.
한편 이들 4·24 재보선 공천자에 대한 공천장 수여식은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당사에서 치러졌다.
이날 수여식에는 지역 일정으로 불참한 김무성, 이완구 후보를 제외한 허준영 후보와 광역의원 후보 4명이 모두 참석했다.
황우여 대표는 이자리에서 "모든 선거가 다 그렇지만 선거는 국민께 다가가서 국민의 손을 잡고 국민의 대표자로 선택을 받는 과정"이라며 "국민과 함께 하는 여러 가지 계획과 실천에 대한 설계를 마음껏 펼치고, 국민께 다가가서 많은 말씀을 듣는 과정이 선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