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개성공단 출경차단 이틀째인 4일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남북출입국사무소에는 속속 귀환하는 개성공단 근로자들을 만나기 위해 취재진이 북새통을 이뤘다. 전날 33명의 근로자와 차량 23대가 귀환했으며 이날에도 222명과 차량 137대가 오후 5시까지 귀환할 예정이다. 다만 현지 조업사정에 따라 귀환하는 인원수 등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당초 북한의 출경차단 조치 이전 북측에 통보된 이날 입경 규모는 1천17명과 차량 697대, 출경 규모는 526명과 차량 421대였다. 그러나 북한이 전날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우리 측 근로자의 귀환만 허용하고 출경은 차단함에 따라 이날에도 개성으로의 출경은 이뤄지지 않았다. 오전 한때 혹시나 싶은 마음에 출입국사무소를 찾았던 상당수의 근로자들은 오전 8시30분 개성공단으로의 출경 불가를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허탈한 표정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이날 오전 출입국사무소를 찾은 입주업체 직원 박모씨는 "원자재가 들어가야 안에서 작업을 하고, 또 완제품도 찾아나와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있다"며 "행여나 하고 왔는데 이게 장기화 되면 회사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출입경 허가에 대한 통보 자체를 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한때 북한이 오는 10일까지 개성공단 내 기업들에 대해 전면 철수를 요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이곳의 긴장도는 최고치를 이뤘다. 그러나 이같은 소식은 북한의 메시지가 중간 전달과정에서 와전 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역대 회장단과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단들도 이곳을 찾아 북한에 '개성공단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했다. 김기문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참담한 심정으로 모였다"며 "과거에도 몇차례 위기상황이 있었지만 이번만큼 힘든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공장 가동을 위한 가스가 부족해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지 않다"고 현지상황을 전했다. 오전 10시부터 1~2시간 간격으로 잇따라 귀환하는 근로자들의 표정에도 대체로 피곤하고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취재진이 몰려 개성 내 분위기를 묻자 황급히 출입국사무소를 빠져나갔다. 입경 수속을 마치고 나온 권숙미씨(39)는 "통관검사도 더 엄격해지고 군인들도 평소보다 늘어나는 등 다른 때보다 상황이 심각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권씨는 "개성에 있는 공장들의 경우 원자재 문제가 생기면 전혀 가동할 수가 없다"며 "일부 기업들은 사실상 조업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신발공장 근로자 김원수씨(56)는 "뉴스를 보고 긴장돼 그런지 제대로 잠도 못자 매우 피곤해 귀환을 결정했다"며 "다른 사람들도 귀환하고 싶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또 "원자재나 식자재가 부족해 조업도 부진하고 식사도 전보다 부실하게 나오고 있다"며 "북한 측 근로자들도 조업을 하는둥 마는둥 하는 등 전보다 확실히 근무 태도가 달라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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