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로 예정된 4·24 재보궐선거의 공식선거운동 개시를 나흘 앞둔 7일 정치권의 관심은 여전히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출마한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보다 집중되고 있다.
안 후보를 비롯해 새누리당 허준영, 통합진보당 정태흥,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 무소속 나기환 후보 등 5명이 출마한 노원병 선거에서는 현재 안 후보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7%p)에서 안 후보는 44.5%의 지지율을 얻어 24.5%에 그친 허 후보를 20%p차로 앞섰다. 지난달 30일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에서도 안 후보는 40.5%의 지지율을 기록해 허 후보(24.3%)를 16.2%p차로 눌렀다.
초반 기세를 잡은 안 후보 캠프는 안 후보를 상징하는 '새 정치'의 기치를 앞세우며 대세를 굳혀 나간다는 구상이다. 안 후보측 관계자는 7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안 후보는 새 정치의 필요성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선거를 치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안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각 세우기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도 '새 정치'를 부각시키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읽혀진다. 안 후보는 지난 4일 노원병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출마의 변'을 통해 "노원병 보궐선거는 지역선거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전국선거"라며 "박근혜정부가 스스로 혁신하고 거듭나지 못하면 국민과 함께 새 정치의 이름으로 견제하고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7일 오후 열리는 선거캠프 개소식에서도 자신의 '새 정치' 구상을 밝힘과 동시에 박근혜정부에 대한 비판을 담은 메시지를 통해 '범야권 대표주자'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투표율이 저조한 재보선의 특성상 상당적으로 조직 기반이 탄탄한 허 후보가 집권여당 후보라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경우, 현 판세가 예상외의 다른 흐름을 형성할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허 후보는 안 후보의 '새 정치'에 맞서 '지역일꾼론'을 내걸고 있다. 허 후보는 지난 4일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주민 개개인의 민원까지 수렴하는 자세로 반드시 승리해서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 새누리당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조직력'을 총동원해 허 후보의 승리를 돕겠다는 방침이다. 새누리당은 노원병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개최한 데 이어 서울 48개 당협위원회 차원에서도 모든 역량을 노원병에 투입키로 했다.
일부 여론조사이긴 하지만, 허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서는 결과도 나온적이 있어 새누리당은 허 후보의 승리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노원병 보선이 쉽지 않은 선거이긴 하지만, '안철수 거품론'이 지역에서 어느 정도 먹히고 있어 조심스럽지만 허 후보의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며 "안 후보가 새 정치에 대한 구체적인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한다면 '지역일꾼론'을 앞세운 허 후보에게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인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와 정태흥 통합진보당 후보가 어느 정도 선전을 펼칠지도 관심가는 대목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와 정 후보는 각각 7~8%, 1%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김-정 후보는 노원병 지역이 전통적으로 야권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던 만큼 바닥민심 훑기에 주력하고 있다.
전날 키즈카페를 찾아 30~40대 여성들의 마음을 공략했던 김 후보는 이날엔 상계동에 있는 성당을 찾아 주민들의 손을 붙잡았다. 정 후보는 지하철역과 상가를 돌며 표심잡기에 집중했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와 김 후보의 야권후보 단일화가 성사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현재까진 안 후보와 김 후보측 모두 "정치공학적인 단일화는 안 하겠다"며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정치권에서도 두 후보간 후보단일화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안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되고 허 후보의 추격이 만만치 않을 경우 안-김 후보간 단일화가 추진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봐야 한다.
최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현재 판세와 구도 등을 놓고 봤을 때 안 후보가 김 후보와의 단일화를 외면하고 독자적으로 가기에는 실익이 약하기 때문에 단일화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