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재보선 서울 노원병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8일 처음으로 선거 후 민주통합당 입당 가능성을 열어둔 언급을 한 것과 관련, 그 속내에 대한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하다. 안 후보 측은 그동안에는 "새로 텃밭을 개간하기 보다 민주당에 입당해 밭을 일구라"는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등의 계속된 '입당론'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입당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어왔다. 또한 민주당을 개혁대상으로 지목하며 상대적으로 자신의 정치행보를 '새정치'로 주장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노원병에서 당선돼 원내에 입성할 경우 자신의 향후 정치적 선택지와 관련해 안 후보가 이날 직접 처음으로 신당 창당, 무소속 유지 등과 함께 민주당 입당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 그 정치적 함의가 궁금해지고 있는 것이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방송에 출연, "신당이나 민주당 입당, 무소속 등 3가지가 다 고려대상인가"라는 질문에 "다 경우의 수로는 가능한 방법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각의 경우에 대해 "물론 개개의 확률은 다들 다를 수 있다"며 "당선이 된 다음 여러 말씀들을 겸허히 듣고 최대한 계획을 세워서 결심이 되면 공개적으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아직까지는 선거 이후 신당 등의 행보에 대해 생각할 여력이 부족한 것이 솔직한 마음"이라며 "다만 대략적인 여러가지 선택지들에 대해서 고민해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선거 직후 본격적으로 신당 창당과 관련된 구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민주당 입당이나 무소속 유지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민주당 내에는 '안철수 신당창당'설에 대해 "2016년 총선까지 한참 남은 상태에서 밖에서 시동을 건다고 민주당 당적을 버리고 신당에 뛰어들 인사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도 상당하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 나와 "이번 재보선에선 민주당이 많이 위축되고, 고민스러운 위치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안 후보가 승리 후 신당을 창당하더라도 민주당이 제3당으로 전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신당 창당이나 민주당 입당 등 모든 것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함께하면 하는 거고 범야권으로서 박근혜 정부를 향해서 함께 공동 투쟁을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의 입당 가능성 언급이 '민주당의 변화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없지는 않다. 정성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장외에 있다가 장내로 들어오려고 하는 과정에서 장내의 현실에 대해 알아야 하고 장내 정치에 대한 현실적인 고려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어찌됐든 민주당이 타도의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면 안 후보와 민주당이 함께 개혁의 주체가 되는 동반자 관계로 가야 한다"고 안 후보에 대한 기대 사항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장 노원병에서 맞붙고 있는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 측에서는 "민주당 지지자들을 포섭하기 위한 언급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고 평가 절하했다. 허 후보 측은 "안 후보가 노원병 지역 민주당 지지자들을 포섭하기 위해 그럴 줄 알았다"며 "이동섭 민주당 지역위원장이 안 후보를 지지했지만 현재 노원병 지역 민주당 지지자들은 안 후보가 국회에 입성할 경우 신당창당 등으로 인해 민주당이 와해되거나 양분될 우려를 하고 있어 안 후보를 지지하지도, 배척하지도 못하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허 후보 측은 "안 후보가 그런 부분을 파악하고 이기기 위한 행보로 (입당 언급을)했을 것"이라며 "안 후보의 새 정치 실체가 모호하더니 그 실체는 '헌 정치'였다"고 비판했다.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 측의 이지안 공보팀장은 "신당창당 구상이든 민주당 입당이든 구체적으로 자신의 정치비전을 밝히고 노원병 주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선거 때라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 두는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정치공학적태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입당 언급이 지지자 포섭을 위한 정치공학적 태도라는 비판에 대해 안 후보 측 윤태곤 공보팀장은 "우리가 그런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민주당이 지원한다는 마당에 공식적으로 요청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팀장은 또 입당 언급에 대해서도 "오늘 라디오 방송에서 사회자의 질문과 후보의 답변을 잘 살펴보면 '신당이나 민주당 입당, 아니면 무소속이나 그 세 가지가 다 고려대상에 들어가 있긴 합니까'라는 질문에 '다 경우 수로는 가능한 그런 방법들'이라고 답했다"며 "1번, 2번, 3번 중에 답은 있겠죠라고 물으니 그렇겠죠라고 답한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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