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평가위)는 9일 문재인 전 대선후보의 결단력 부족한 리더십, 당 중앙선대위의 이너서클 존재, 4·11총선 계파공천에 대한 후유증 등을 대선패배 원인을 지목하고 당시 지도부 및 관계자들의 책임 있는 자세를 주문했다.
평가위는 이날 공개한 323쪽 분량의 '대선평가보고서에서 △사전 준비와 전략기획 미흡 △당 대표 등 지도부의 책임의식과 리더십 취약 △계파정치로 인한 당 분열 △민주, 미래, 시민캠프 등 방만한 선대위 구성 및 컨트롤 타워 부재 △문재인 전 후보의 정치역량과 결단력이 유약 등을 6대 패배 요인으로 꼽았다.
평가위가 보고서를 통해 대선패배책임과 관련 있다고 지목한 이들은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지도부였거나 문 전 후보의 핵심참모, 6·9전당대회 지도부로 대다수가 친노(친노무현) 주류 측 인사들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평가위는 당내 설문조사를 통해 지도부의 대선패배 책임소재도 밝힌 내용도 보고서에 담았다.
평가위가 4·11 총선부터 18대 대선까지 민주당을 이끈 지도자들에 대해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정치적 책임에 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알아본 결과 4·11 총선 당시의 한명숙 전 대표의 경우 76.3점, 대선 당시의 이해찬 전 대표는 72.3점이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67.2점, 문재인 전 후보는 66.9점, 문성근 전 대표대행 64.6점 순이었다.
'4·11 총선 이래 당을 이끌어온 최고 지도자들에 대하여 귀하께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십니까, 대선 패배에 대해 이 분들의 책임이 있다고 보십니까, 없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고 책임이 매우 클 때를 10점, 없을 때를 0점으로 채점한 것이다.
문재인-안철수 전 후보의 야권후보단일화 과정에 대해서는 두 후보간의 이념적 거리, 지지기반의 차이, 공통적인 지지층 집단 등 "객관적 요인의 면에서는 문재인-안철수 단일화가 DJP 협상이나 노무현-정문준 단일화 보다 나은 면이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주관적인 면에서 양 후보와 캠프는 이전의 성공한 단일화 협상의 당사자들이나 캠프에 비해 더 나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로 "두 후보 모두 충분히 대담하지 않았다"며 "시선을 민주당과 문 후보 캠프로 돌리면 전체적으로 협상에서 타자를 이해하는 능력에서 문제가 있었고 소통 비용을 과소평가하고 협상팀이나 당 관계자들의 소영웅주의적 언론플레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면도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평가위는 "결과적으로 협상에서 쌍방이 무능력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