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1일 북한의 동시 다발적 미사일 발사 등 실제적 도발 행위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따른 대내외 불안 심리를 차단키 위해 진력하고 있다. "아직 북한 측으로부터 특이 동향이 포착된 건 없다"는 게 관계 당국의 설명이긴 하지만, 오히려 현재와 같은 '예측 불확실성'이 계속될 경우 안보 불안에 따른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데다, 저성장 전망 등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미국 등 6개 나라 주한상공회의소, 그리고 이베이·구글 등 국내에 진출한 12개 외국인 투자기업(외투기업)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개최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한 선제적 대응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찬 일정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 등으로 도발 위협 수위를 높여오던 지난달 초순쯤부터 계획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오찬 인사말에서 "요즘 북한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어 걱정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대한민국은 지난 60년 동안 북한의 도발과 위협 속에서도 눈부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뤄왔다"며 "현재 대한민국은 강력한 군사적 억지력을 바탕으로 미국·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하면서 철저히 대비하고 있고, 우리 국민도 북한의 위협 의도를 잘 이해하고 차분히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외국에서 보면 수십 번도 더 놀랐을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최고의 능력을 발휘해 온 국민이 모여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온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면서 참석자들에게 "앞으로도 여러분이 안심하고 투자하며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안정적 환경을 만들어 갈 것임을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진 오찬에서 '창조경제'와 '경제 민주화', '지속적인 대외개방' 등 새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 기조를 설명하는 한편, 외국인 투자기업들이 국내에서 겪어온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며 최근 한반도 안보위기에 따른 이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는데 주력했다. 특히 이날 오찬 간담회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정부 경제부처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외교·안보 분야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주철기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배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실장 등은 북한 동향과 한반도 안보상황 등에 관한 질문이 있을 경우 답변을 위해 간담회에 자리를 함께했으나, 정작 간담회에 참석한 외투기업 관계자들로부턴 그에 관한 질문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간담회 결과 브리핑에서 "오늘 오찬에서 팻 게인즈 미 상의회장 등 외국인 투자자들은 박근혜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들을 중시해 외국인 기업들과 소통 채널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면서 "또 '북한의 도발 위협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정치·군사적 측면에서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평화·안정을 수호할 것'이라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는 한편, 지속적인 투자 활성화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오찬 참석에 앞서 국가안보실 안보상황 평가회의를 주재, 외교부·통일부·국방부 등 관계 부처로부터 수집된 북한 동향 관련 보고와 우리 측 대비태세 등을 점검해 주요 사항을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며, 오후에도 수시로 관련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의 어떤 위협에도 차분하면서도 단호하게 대응해 나간다는 기조엔 변함이 없다"면서 "박 대통령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국정 업무를 보면서, 또 상황이 발생할 경우엔 즉각적으로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대변인은 한미 군(軍) 당국이 전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대비해 대북정보 감시태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진데 대해 "지난달 5일 북한 최고사령부의 정전협정 백지화 및 판문점 대표부 활동 중지 선언 직후 한미 정보감시자산을 증강, 운용하면서 워치콘도 2단계로 격상됐다"며 "워치콘이 어제(10일) 격상됐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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