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5·4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본선에 나갈 당 대표 후보가 강기정, 김한길, 이용섭(기호 순) 후보로 압축된 가운데 김 후보에 맞서 강·이 후보가 단일화할 것인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비주류 좌장격인 김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40% 안팎의 지지율로 대세론을 형성해 왔다. 특히 김 후보는 자신이 제기하고 있는 친노·주류 책임론과 맞물려 당 대선평가위원회가 대선패배의 책임이 친노·주류에 있다는 대선평가보고서까지 발표하면서 더욱 상승기류를 타는 듯하다. 이에 반해 범주류측에선 컷 오프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던 신계륜 후보가 탈락하면서 구심점을 잃은 모양새다. 당초 신 후보는 본선에서 김 후보에게 대적할 가장 유력한 주자로 꼽혀왔다. 신 후보의 탈락은 친노 주류 책임론을 제기했던 대선평가보고서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당내 공식기구인 대선평가위에서 한명숙, 이해찬 전 대표 등 친노·주류 세력을 명시하며 대선패배에 대한 책임을 제기한 만큼 이들의 암묵적 지원을 받아왔다는 평가를 받은 신 후보가 타깃이 됐다는 것이다. 당초 범주류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었던 신 후보가 탈락하면서 범주류 단일화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심점이었던 신 후보가 탈락한데다 같은 지역(광주) 출신인 강·이 후보가 자존심 싸움을 벌일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김 후보에게 야합이라는 비판꺼리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상대 후보에게 단일화를 먼저 제의할 경우 자기 세력이 약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모양새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김 후보를 상대할 가장 유력한 방법이 단일화라고 볼 때 경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강·이 후보간 단일화는 계속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 후보는 예비경선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강기정 의원과 더 얘기를 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신 후보의 탈락으로 충격을 받은 친노·범주류측도 재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여 향후 당권 경쟁이 예측불허의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내 핵심관계자는 "강기정, 이용섭 두 후보가 당권 경쟁도 하고 있지만 호남에서 포스트 DJ(김대중) 경쟁도 하고있다 보니 단일화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단일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고 정치라는 게 생물과 같다보니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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