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내달 5일 취임후 첫 해외순방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정치인 박근혜'가 아닌 '대한민국 대통령 박근혜'로서 국제 외교무대에 첫 발을 내딛는 것이다. 16일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번 방미(訪美) 기간 중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올해 6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 의미를 되새기고, 핵(核) 문제를 포함해 최근 북한의 거듭된 도발 위협으로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한 공조 대응방안 등에 관해 두루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아울러 발효 1주년을 맞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해 양국 간 경제적 협력관계 또한 보다 심화·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앞서 당선인 시절 중국으로 처음 특사를 파견해 역대 정부와 달리 '대미(對美) 외교'보다는 '대중(對中) 외교'를 중시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지만, 첫 해외 방문국은 미국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는 지난 2월 북한의 제3차 핵실험을 필두로 박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부터 계속돼온 북한의 도발 위협에 맞서 한반도의 안보상황을 관리해나가려면 무엇보다 '60년 동맹'의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미국과의 공조가 필수적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도 지난 3월 미국이 박 대통령의 첫 순방국가가 될 것임을 알리면서 "이는 최근 한반도 정세와 60주년을 맞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앞서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2월25일 박 대통령의 취임식 때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단장으로 하는 특사단을 파견, 박 대통령에게 '5월 중 방미해 달라'는 초청 의사를 전달했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내달 7일 미 백악관에서 열리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 60주년의 성과와 새로운 협력관계 발전방향 △북핵 문제를 포함한 대북정책 관련 공조방안 △동북아시아 평화·협력 증진 및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 윤 대변인은 이날 박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공식 발표하면서 "한미 양국 정상은 박근혜 정부와 오바마 제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최초로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 개인적인 신뢰·협력 관계를 형성함은 물론, 한반도·동북아 정세를 비롯한 주요 국제문제에 대해 의견과 비전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윤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가 "한미 양국 간 포괄적 전략동맹을 한 단계 증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구체적 의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장기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한반도 안보위기 관리와 북핵 문제 등 대북(對北) 관계 현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더불어 박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한미 간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를 비롯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 또한 함께 논의될 것으로 예상돼 그 결과가 주목된다. 특히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한미 양국 모두 '대화를 통한 해결'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박 대통령의 방미 기간을 전후로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양국 정상 간 합의사항을 통해 북한에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일부 미 하원 의원들이 박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상·하원의회 합동 연설을 제안하고 나서 그 성사 여부 또한 주목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선 뉴욕에서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을 만나 북핵 문제 해결과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방미 기간 중 뉴욕과 워싱턴, 로스앤젤레스(LA)에서 잇달아 열리는 동포 간담회에 참석, 재외국민들을 격려하고 이들을 지원키 위한 정부 정책 방향 등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미 상공회의소 주최 라운드테이블 오찬에선 우리나라 경제여건과 투자환경 등을 설명하고 연구·개발(R&D)을 비롯한 각종 분야에서 양국 기업 간 협력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코리아 세일즈' 외교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윤 대변인은 "이번 박 대통령의 방미가 한미관계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박 대통령 방미 기간 세부일정과 수행원 명단 등에 대해선 추후 확정되는 대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