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 테라파워 회장의 악수 논란과 관련, 청와대 의전팀의 대응 방식을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게이츠 회장은 지난 22일 오후 2시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접견하는 자리에서 왼손을 주머니에 집어넣은 채 악수해 '외교적 결례' 논란을 빚었다.
이와 관련해 '게이츠 회장의 개인적인 습관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는 의견과 '남의 나라 대통령에게 무례한 행동이었다'는 의견이 강하게 맞서면서 정작 이날 접견 내용은 이슈에서 묻혀버렸다.
이를 두고 청와대 의전팀이 게이츠 회장에게 사전 설명을 해줬더라면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의전팀은 통상 외국 인사가 대통령과 접견할 때 따로 의전과 관련한 설명을 하지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외국에서 손님이 올 때 자세를 어떻게 하고, 어떤 차림새로 와야 하는지 등 의전을 요청하지 않는다"며 "그냥 상식적으로 이해하고 맡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게이츠 회장이 악수를 할 때 주머니에 손을 넣는 습관이 있다는 것을 의전팀이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대비가 미흡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게이츠 회장은 2008년 5월 이명박 전 대통령과도 박 대통령 때와 마찬가지로 왼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로 악수했다. 이를 두고 당시에도 '게이츠 이사장의 태도가 무례하다'는 여론이 나온 바 있다.
또 게이츠 회장은 지난 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악수할 때도 같은 모습이었으며, 1998년 6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날 당시에는 주머니에 손을 넣지는 않았지만 한 손으로 가볍게 악수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외국 손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개인의 습관이기 때문에 확대해석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도 "게이츠 회장은 그날 악수하기 전부터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었다. 그래서 사진이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며 "전에도 이 같은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았지만 그렇다고 '손을 빼고 악수해라' 이렇게 요청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