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당이 15일 일제히 새 원내사령탑을 선출하면서 향후 여야 관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이날 친박(박근혜)계 핵심으로 꼽히는 3선의 최경환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민주당 역시 3선인 전병헌 의원이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새 원내 사령탑으로 당선됐다.
정치권에서는 일단 두 신임 원내대표의 조합을 '강대강(强對强)' 구도로 평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최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며 강한 여당을 표방했고, 전 원내대표 역시 야권의 대표적인 강성 인사로 '선명 야당'이란 기치를 내걸고 있다.
최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인사말을 통해 "여당의원 다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봉사하고, 심부름하겠다"며 "국정을 잘 뒷받침해서 국민행복시대를 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 원내대표 역시 당선 직후 "저를 선택해 주신 것은 엄중한 위기에 분명한 존재감으로, 선명한 민주당으로, 유능한 민주당으로 함께 나가자는 결의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말했다.
선이 분명한 두 원내대표의 첫번째 대결 무대는 6월 임시국회다. 특히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의 본격적인 논의가 6월 임시국회에서 펼쳐질 것으로 예상돼 양당 원내대표는 첫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경제 관료 출신인 최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 법안 입법과 관련, "법안의 범위나 내용에 대해선 여야과 정부의 견해 차가 있기 때문에 원만하게 조정해 처리해야 한다"고 신중한 논의와 속도조절에 방점을 뒀다.
반면 민주당은 최근 남양유업 사태 등으로 인한 이른바 '갑(甲)의 횡포'를 개선할 법안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밀고나갈 태세여서 충돌 가능성이 높다.
다만 양당 원내대표를 옆에서 지켜봐 온 정치권 인사들은 둘의 조합이 상극을 이루는 것만은 아니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전 원내대표의 경우 대외적으로 논리를 내세우는 스타일"이라며 "아무리 강성이라도 명분이 부각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무가내로 충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친박 핵심인 최 원내대표가 '친정체제'를 구축하면서 야당과 충돌할 우려에 대해서도 "최 원내대표가 계속해서 친정체제라는 비판을 들어왔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강하게 나갈 때도 있겠지만 오히려 양보할 것은 양보하면서 우려를 불식시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당 원내대표 역시 상대방과의 소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새누리당의 경우 국회선진화법 아래에서 대선 공약 등의 입법을 위해선 야당의 협조가 절대적이고, 민주당 역시 대선 이후 흔들린 당을 다잡기 위해선 합리적인 선에서 야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당과 청와대, 정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야당과도 동반자적 관점에서 국정을 주도하는 집권 여당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병헌 의원 역시 "선명한 민주당이라고 하니 막무가내로 정부, 여당이 하는 일을 견제하고 발목 잡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국민 상식을 벗어날 경우 결기와 기백을 갖고 당당히 견제하겠다"고 합리적 대여투쟁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