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방미기간 중 발생한 '윤창중 성추행 의혹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이남기 홍보수석의 사의 처리 여부 및 수순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은 미국에서 귀국한 지난 10일 허태열 비서실장에게 사의를 밝힌 후 출근도 하지 않은 채 박 대통령의 '사의 수용'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19일 "이 수석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중앙언론사 정치부장들과의 만찬에서 말씀하신 것으로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만찬에서 "홍보수석이 사의를 표명하셨고, 또 그 부분은 제가 지난 번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밝힌 바 있듯이 이런 문제가 생기면 관련 수석이 전부 책임져야된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거기에 따라서 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일부 언론에선 '이 수석 사의 수용'으로 해석해 보도하기도 했으나, 박 대통령은 19일까지 이 수석의 거취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만 "당시 정치부장들과의 만찬에서 대통령이 '미국에 수사를 의뢰했다'면서 '그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면 할 것'이라고 말한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윤창중 사건'의 본질적 원인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적절한 처신에 있다고 보고 책임도 우선 본인이 져야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이 수석이 비록 지휘 계통상 윤 전 대변인의 직속 상관이어서 수석비서관 책임론을 거론하지는 했으나 실제로는 문책 범위가 이 수석에게까지 확대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때문에 청와대에서는 박 대통령이 언급한 '추가적 조치'라는 것이 이 수석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즉 미국 측 수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 수석에 대한 사의 수용을 미룰 것이라는 얘기다.
'추가적 조치'에 대해선 1차적으로 윤 전 대변인이 책임을 진 뒤 미국 측 수사 결과에 따라 이 수석의 잘잘못이 있으면 그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 초 인사와 관련해 잇따르는 인사실패로 적지 않은 고충을 겪은 박 대통령이 이 수석 경질 이후 후속 인선에 대한 부담 때문에 더욱 깊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 수석에 대한 사의 수용과 관련해선 홍보수석 1명을 교체하는 상황을 넘어서 청와대 참모진 여러 자리가 동시에 연쇄하는 경우도 예상된다.
한편으론 한번 일한 사람과 되도록 오래 호흡을 맞추는 박 대통령의 사람 쓰는 스타일도 이 수석의 거취 문제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여권 관계자는 "이 수석이 청와대 참모진 가운데 몇 안되는 호남 출신인 점, 그리고 어디서 그만한 사람을 구하기도 힘든 점, 이런 것들 때문에 대통령의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