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4주기 공식 추모식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거행됐다.
이날 행사엔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 씨 등 유족과 함께 정치권에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 진보정의당 조준호 공동대표를 비롯해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 등 여당 및 정부 주요 인사들도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노무현재단에서 이병완 이사장 이외에 이사 자격으로 문재인 민주당 의원, 배우 문성근 씨와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김맹곤 김해시장 등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자리했다.
민주당에서는 신경민·조경태·박혜자 최고위원 및 정세균 전 대표를 비롯해 약 50명의 의원들이 집결했고, 참여정부 주요 인사로 한명숙·이해찬 전 국무총리,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 김만복 전 국정원장, 조기숙·이백만 전 홍보수석 등도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뙤약볕 속에 진행된 행사엔 일반 시민 약 5000명(주최측 추산)도 자리를 지켜 고인이 떠난지 4년이 지났지만 뜨거운 추모 열기를 보였다.
아들 건호 씨는 유족 인사말을 통해 "어렵고 답답한 시기라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4주기를 기해 고인의 뜻을 기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노 전 대통령이 묻힌 너럭바위로 이동해 헌화, 분향했다.
권 여사와 건호 씨 및 정치권 주요 인사들의 참배 후에는 일반인들의 참배 행렬이 줄을 이었다.
새누리당을 대표해 참석한 최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 4주기에 참여하면서 그분이 평소에 추구했던 국민 참여확대 문제, 특권의식 철폐, 정치개혁 등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며 "행사에 여권 인사도 참여함으로써 통합과 화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왔다"고 밝혔다.
여당 지도부가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을 찾은 것은 2010년 1주기 때 김무성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이후 3년만이다.
정부를 대표해 온 이 정무수석은 행사가 끝난 뒤 권 여사와 악수하며 박근혜 대통령도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전했고, 권 여사는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문재인 의원은 "벌써 4주기가 됐는데 해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결국 그 이야기는 아직도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가 우리 사회에 큰 의미를 갖고 있다는 뜻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날 봉하엔 어린 아이와 함께 온 가족 단위 추모객과 관광버스를 타고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시민 등 약 1만명이 다녀갔고, 이들은 고인의 생가와 전시 사진 등을 둘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