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3일 '윤창중 파문'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남기 전 홍보수석의 후임으로 박 대통령의 '입'으로 통하는 이정현(55) 정무수석을 임명했다. 또한 차관급인 청와대 경호실 차장에는 박종준(49) 전 경찰청 차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에는 박찬봉(57) 새누리당 외교통일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을 각각 내정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정무직 주요 인선을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이정현 신임 홍보수석 임명 배경에 대해 "홍보수석 자리는 대통령과의 직접 소통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이) 인사의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이 전 홍보수석의 사표가 수리된 이후 12일 만이다. 이정현 정무수석이 홍보수석으로 수평 이동함에 따라 공석이 된 정무수석 인사는 이날 함께 이뤄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성추행 의혹'에 휩싸여 낙마한 윤창중 전 대변인의 후임도 이날 임명되지 못했다. 이정현 신임 홍보수석의 임명은 전혀 예상 밖 인사는 아니었다. 전임 이남기 수석의 경우 전문성이나 개인의 능력을 떠나 정무적 판단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기 때문이다. 전남 곡성 출신인 이 신임 홍보수석은 광주 살레시오고와 동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1984년 호남 출신에게는 불모지와 다름없는 민정당에서 당료 생활을 시작해 25년간 최장수 당료 생활을 거쳤다.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표 시절인 지난 2004년 이 신임 수석을 한나라당 수석 부대변인으로 발탁한 이후 친박(친박근혜) 핵심으로까지 접근하는 이 수석의 역정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박 대통령이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한 뒤 칩거에 들어갔을 때 박 대통령과 언론을 연결하는 유일한 언론창구였다. 이후 이 신임 수석에게는 '박근혜의 입','박근혜 복심(腹心)'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이 신임 홍보수석은 제18대 국회 비례대표를 지냈으나 19대 총선에서 광주 지역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그는 성추행 의혹 사건으로 직권면직된 윤창중 전 대변인의 후임 인사 때까지 청와대 대변인의 역할도 동시에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준 경호실 차장 내정자는 공주사대부고와 경찰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장과 충남지방경찰청장, 경찰청 기획조정관, 경찰청 차장 등을 차례로 역임한 경찰 출신이다. 김행 대변인은 박 내정자에 대해 "경찰청 내 주요 보직을 거쳐 경호분야의 전문성과 뛰어난 조직관리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주위의 신망이 두텁다"고 설명했다. 박찬봉 민주평통 사무처장 내정자는 대전상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2회 출신으로 통일부 감사관과 정책기획관,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 대표 등을 지냈다. 김 대변인은 박 내정자의 발탁 배경과 관련, "27년간 통일부에서 근무한 통일분야 직업공무원인데다가 새누리당 외통위 수석 전문위원으로 약 5년간 근무하는 등 통일 관련 업무에 식견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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