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간 서울에서의 장관급 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이 9일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실무접촉 수석대표로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장을 내세운 배경에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성혜 부장은 북한에서 보기 드문 '여성 대남통'으로 알려져 있다. 김 부장은 2005년 6·15 남북 당국 공동행사 관련 실무협의에 대표로 참가했고, 같은해 제15, 16차 남북 장관급회담에는 수행원으로 참여했다. 또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한 방북 조문 당시에는 개성에서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현지에서 안내했으며, 지난해 2월에는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일행이 방북했을 때 영접과 환송을 맡았다. 주로 남북한이 상대적으로 유화적 무드에 있는 상황이나 장소에서 남측 인사들과 접촉해 온 셈이다. 우리측 실무접촉 수석대표인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과도 서로 얼굴이 익숙한 등 남북한 간 여러 계기의 만남에서 우리측 당국자들에게도 나쁘지 않은 인상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우리 정부 당국에선 이번에 북한이 김 부장을 실무접촉 수석대표로 낙점한 것은 장관급 회담에 앞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가져가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정부 소식통은 "실무접촉 수석대표로 북측이 김성혜를 내보낸 것은 주목할만하다"며 북측이 회담 분위기를 원만하게 이끌어가기 위한 조치임을 시사했다. 실제로 이날 이뤄지고 있는 실무접촉은 분위기도 비교적 무난한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실무회담의)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며 "오늘 중으로 협의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부장과 함께 실무접촉에 참가하고 있는 북측 황충성과 김명철도 개성공단 관련 실무협상에 참가한 적이 있는 등 남측과 수차례 접촉 기회가 있었던 인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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